찌개 거품, 국 거품, 그리고 달고나 커피 거품의 생성 원리
맑은 유리잔에 담겨 있는 우유. 그리고 우유 위에 동동 떠 있는 달고나 커피 거품은 보기에 먹음직스럽기도 하지만, 신기하기도 합니다. 밖에 나가지 못해도 근사한 카페에서 먹을법한 커피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해준 커피가 바로 달고나 커피입니다. SNS나 동영상으로 빠르게 퍼졌던 커피이며, 코리아 커피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커피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주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커피맛 크림 같은 달고나 커피 거품에 대해 새삼스럽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달고나 커피 거품의 원리와 왠지 이와는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찌개 거품 또는 국 거품과의 공통점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먼저 달고나 커피 레시피부터 시작합니다.
글의 순서
달고나 커피 레시피
꾸덕한 달고나 커피 거품의 정체, 달고나 커피 원리
찌개 거품, 국 거품
달고나 커피 레시피
커피와 설탕의 비율을 1:1로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가 5숟가락이면 설탕도 5숟가락입니다. 여기서,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면 되고, 프림이 들어가지 않은 블랙 커피여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400번 이상 저어야 합니다. 더 저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동 핸드믹서를 사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1인분 기준으로 4g 정도의 인스턴트 커피를 씁니다. 이 정도 양이면 1큰술 분량입니다. 참고로 설탕 1큰술은 약 12g입니다. 여기에 뜨거운 물까지 1큰술이 필요합니다. 물 1큰술 무게는 15g입니다.
달고나 커피 레시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 휘젓기 좋은 그릇에 커피 5숟가락, 설탕 5숟가락, 그리고 뜨거운 물 3숟가락을 넣고 빠르게 저어 줍니다. 중간 중간 물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1숟가락씩 더해서 총 5숟가락을 만들어줍니다. 요약해보면 커피:설탕:물의 부피비가 1:1:1입니다.
(2) 처음 커피와 설탕에 물을 끼얹으면, 검은빛을 띠는 짙은 갈색이지만, 빠르게 계속 저어주면 점점 밝은색이 되면서 점차 뻑뻑해지고, 쫀득해집니다. 계속 저으면, 굳은 것처럼 꾸덕해 집니다.
(3)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사용가능한 컵에 넣어서 데웁니다. 물론 찬 우유도 좋습니다. 달고나 커피를 떠서 우유위에 얹습니다. 이때 숟가락이 2개 필요합니다. 달고나 커피는 꾸덕해져 있는 모양으로 끈적하게 붙습니다. 따라서, 하나는 떠내는 숟가락, 다른 하나는 숟가락에서 안 떨어지는 꾸덕한 커피를 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용도로는 인스턴트 커피가 좋습니다. 커피 속에 기름성분이 있으면,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꾸덕한 달고나 커피 거품의 정체, 달고나 커피 원리
에스프레소 커피의 풍부한 크레마는 향기와 맛을 기대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입니다.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잘고 풍부한 거품 속에 향기가 들어 있으며, 입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매력을 더합니다. 크레마는 이탈리아어로 크림을 뜻합니다. 커피에서 추출된 기름 층이란 얘기입니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크레마와 달고나 커피의 꾸덕한 거품은 같은 종류의 거품일까요? 달고나 커피의 거품은 기름이 아니라, 커피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인 단백질과 탄수화물(당류), 그리고 설탕의 당분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물에 녹인 커피와 설탕을 휘저으면 바깥의 공기가 커피 용액 안으로 들어가서 기포가 생깁니다. 이때 커피 성분 중 단백질이 기포 벽을 강화하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커피 성분 중 당류는 거품을 안정시켜 기포가 오래 버틸 수 있게 합니다. 여기에 설탕의 당분이 액체의 점도(끈적한 정도)를 높여서 기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달고나 커피에서 한번 만들어진 거품은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찌개 거품, 국 거품은 ?
라면을 끓여 보셨을 텐데요.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면, 아래에서부터 작은 기포가 만들어져서 위로 떠오르면서 물의 표면을 거쳐 밖으로 나갑니다. 열을 계속 가하면 아래에서 만들어지던 작은 기포가 점차 커지게 됩니다. 큰 기포가 위로 뜨면서 물의 표면을 거쳐 밖으로 나갑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물에 열을 가하면 물 분자가 열에너지를 받게 되고, 분자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이렇게 분자운동이 활발해져서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현상을 ‘물이 끓는다’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가는 물 분자를 수증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물만 끓이면 기포가 생겼다가 표면을 떠나는 순간 기포는 없어집니다. 그런데, 만약 멸치로 육수를 낸다거나, 된장찌개를 끓일 때는 기포가 남게 됩니다. 이렇게 액체가 기체를 머금고 부불어서 생긴, 속이 비어있는 방울을 거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거품은 왜 생길까요? 혹시 이 거품은 몸에 안 좋은 것일까요?
째개나 국을 끓일 때 발생되는 거품은 음식 재료에 들어 있던 단백질이나 녹말입니다. 단백질이나 녹말 거품은 잘 깨지지 않습니다. 물에 녹지 않는 유기물질이 응고되어 달라붙었기 때문입니다. 김치찌개는 돼지고기의 단백질이, 동태탕에는 동태의 단백질 성분이, 된장찌개의 경우는 콩의 단백질 성분이 응고된 것입니다. 단지 단백질 또는 녹말 성분이 응고된 것이라 먹어도 건강에 문제될 건 없습니다. 단, 맑은 느낌의 국물을 원하신다면 걷어내셔야 하겠지만요.
마치며 …
이 포스팅에서는 집콕 생활에서 버틸 힘을 주었던 달고나 커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잔 거품이 굳어서 우유 위에 둥둥 뜨는 달고나 커피는 보기에 그럴듯하면서, 맛도 상당히 좋습니다.
달고나 커피 거품의 정체는 저으면서 발생하는 잘 꺼지지 않는 기포입니다. 커피에 든 성분 중 단백질이 저으면서 발생된 기포를 잡아주고, 당류는 거품을 안정시켜 기포가 오래 버틸 수 있게 합니다. 여기에 설탕의 당분이 액체의 점도를 높여서 기포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된 기포가 꺼지지 않고 유지됩니다.
달고나 커피 거품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은 끓는 국이나 찌개에서도 거품을 만들어 냅니다. 김치찌개는 돼지고기의 단백질이, 동태탕에는 동태의 단백질 성분이, 된장찌개의 경우는 콩의 단백질 성분이 응고된 것입니다. 단지 단백질 또는 녹말 성분이 응고된 것이라 먹어도 문제될 건 없습니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달고나 커피와 찌개 거품은 예상외로 그 원리가 같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제부턴 얼큰한 찌개를 먹으며 후식으로 달고나 커피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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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코로나 발병후 유행한 한국 커피” 달고나커피, 전 세계 휘젓다
[2] [방구석 과학] 달고나 커피, 저을수록 찐득해지는 이유
[3] 찌개·국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꼭 걷어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