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경도와 커피 맛. 커피추출에 알맞는 물의 경도는?
[ 작성일 : 2021년 10월 3일 ]
물에 녹아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들은 커피의 향기와 맛을 결정하는 유기산, 카페인, 향기성분을 녹여내는데 영향을 줍니다. 커피추출에서 물, 그것도 미네랄워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물의 경도와 커피 맛’에 관한 연구결과로부터 커피애호가가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물의 경도와 커피 맛
물의 경도와 커피 맛의 관계를 실험하기 위한 물 : 3가지 경도의 물 선택
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 추출 성분
커피 맛을 위한 물의 선택
물의 경도와 커피 맛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한 잔의 완성에 대해 ‘스페셜티 커피의 완성! 최고의 커피 한잔을 즐기는 당신 몫입니다.’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한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생두, 로스팅, 원두, 그라인딩, 추출, 그리고 즐기기까지 그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같은 크기로 중요하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이 과정 중에서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과정은 커피 추출입니다. 커피 성분을 추출해 내는 것은 결국 물이기 때문입니다. 물이 용매가 되어 커피에 들어있는 성분을 녹여내야 하는데요. 물에 녹아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들은 커피 성분들과 결합하여 향기와 맛에 영향을 줍니다. 원두의 품질, 바리스타의 능력과 더불어 물의 품질도 그만큼 중요한 이유입니다.
물에 녹아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들이 커피의 향기와 맛을 결정하는 유기산, 카페인, 향기성분과 같은 물질을 녹여내는데 영향을 줍니다. 또한 추출되는 커피 성분은 물의 경도와 알칼리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물의 경도가 커피 조성과 일반 대학생들의 커피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결과로부터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의 경도와 커피 맛의 관계를 실험하기 위한 물 : 3가지 경도의 물 선택
정수기로부터 채집한 물 중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함량이 가장 높은 물을 가장 경도가 높은 물로 선정하였으며, 증류수를 가장 경도가 낮은 물로, 그리고 이 둘을 희석한 물을 중간 경도의 물로 선정하였습니다. 요약하면, 커피추출 실험용 물을 경도가 가장 높은 물, 중간, 가장 낮은 물로 구분했다는 것입니다.
논문에서 썼던 표기법 그대로 써보면, 경도가 높은 물, 중간 물, 낮은 물의 순서로 각각 H, M, L입니다. 각각 High, Medium, Low를 나타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부터 H-커피는 경도가 높은 물로 추출한 커피, L-커피는 증류수로 추출한 커피를 의미합니다.
그럼 각 물의 경도는 어땠을까요? 물의 경도는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에 가중치를 두고는 합쳐서 만든 아래 공식의 값입니다.
물의 경도(mg/Liter, ppm) = 2.5 × 칼슘농도(mg/Liter) + 4.1 × 마그네슘 농도 (mg/Liter)
이 방법으로 계산한 물의 경도는 H(높은 경도)의 경우 88.68 mg/Liter, M의 경우 44.35 mg/Liter, 그리고 L의 경우는 0 mg/Liter였습니다. 참고로, 보통 경도 75 mg/Liter가 기준이 되며, 이 보다 작은 값이면 단물(연수), 이보다 큰 값이면 센물(경수)이라고 합니다.
추가로 이 논문에서는 커피매장의 정수기 물이나, 일반 가정의 정수기 물이 정수기 제작사에 따라 경도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자료도 싣고 있습니다.
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 추출 성분
▶ 향기성분 (eugenol) : L-커피와 H-커피에서 높은 수준으로 추출되었습니다. 물의 경도 순서와는 다른 경향을 보였습니다.
▶ 쓴맛 성분(클로로겐산, 카페인) : 물의 경도가 증가할수록 클로로겐산과 카페인이 적게 추출되었습니다. 클로로겐산과 카페인은 물과의 친화력이 떨어지는 소수성 물질입니다. 참고로 소수성 물질은 물과 친화력이 떨어지므로, 물에 넣으면 균일하게 혼합되지 않고 자기들끼리 뭉치는 성질을 보입니다.
▶ 신맛 성분(citric acid, malic acid, quinic acid) : 물의 경도가 높은 H-커피에서 가장 높게 추출되었으며, M-커피와 L-커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특정 이온 농도 이하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까지 향기, 쓴맛, 그리고 신맛 성분을 비교해보았습니다. 향기성분은 물의 경도에 영향이 없었으나, 쓴맛과 신맛 성분은 물의 경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피 맛을 위한 물의 선택
그렇다면 어떤 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개인 취향입니다만, 커피의 항산화물질인 클로로겐산을 최대한 섭취하고, 카페인의 효과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경도가 낮은 물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클로로겐산이나 카페인은 쓴맛을 내므로, 경도가 낮은 물로 추출한 커피는 쓴 맛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이런 물을 사용했을 때, 신맛은 약해집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수기에서 정수되어 나오는 물은 경도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미네랄워터를 직접 구입할 경우에는 미네랄 함량을 보고 물의 경도까지 계산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
이번 포스팅에서는 ‘물의 경도가 커피 조성과 일반 대학생들의 커피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결과로부터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추출 성분을 비교하기 위한 연구에서는 물의 경도를 3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각각 H, M, L로 구분하였는데, H는 높은 경도, M은 중간경도, L은 낮은 경도를 각각 의미합니다. 여기서, 물의 경도는 H(높은 경도)의 경우 88.68 mg/Liter, M의 경우 44.35 mg/Liter, 그리고 L의 경우는 0 mg/Liter 였습니다.
향기성분은 물의 경도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쓴맛과 신맛 성분은 물의 경도에 따라 달라졌는데, 낮은 경도의 물에서 쓴맛을 내는 클로로겐산이나 카페인이 더 많이 추출되었고, 신맛 성분은 적게 추출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혹시 직접 커피를 추출하시는 분이라면, 다양한 종류의 생수(미네랄워터)를 구입하여, 경도도 계산해보시고, 그에 따른 커피 맛을 비교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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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네이버 지식백과] 물의 경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2] 유인경, 장도현, 권우진, 이건희, 임진규, (2020), “물의 경도가 커피의 조성과 일반 대학생들의 커피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식품과학회지, vol. 52, no. 5, pp. 435–440, Available from: https://doi.org/10.9721/KJFST.2020.52.5.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