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커피 한잔에 담긴 향기와 맛
달콤한 커피 믹스는 부담 없이 커피를 시작하기에 좋은 아이템입니다. 혹시 커피 도구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지고 계신다면, 직접 커피추출을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향기와 맛을 즐기는 단계에 계신 겁니다. 보통 이 단계에 계신 분들은 원하는 커피 향기와 맛의 세계를 추구하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커피 향기와 맛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커피 초보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설명해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커피의 향기: 첫 느낌을 결정하는 요소
커피의 맛: 다섯 가지 기본 맛의 조화
바디감: 커피의 무게감과 질감
최고의 커피 한잔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와 맛
커피를 표현하는데 쓸 수 있는 우리말
커피의 향기: 첫 느낌을 결정하는 요소
커피를 마실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바로 향기입니다. 커피 믹스를 컵에 부을 때부터 느껴지는 은은한 향기, 그리고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퍼지는 진한 향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특히, 원두를 갈 때 그라인더에서 퍼져 나오는 신선한 커피 향은 그야말로 최고의 경험입니다. 이때가 바로 커피가 가장 향기로운 순간입니다.
커피의 향기는 생두(그린 빈)의 특성에 크게 좌우됩니다. 생두는 곡물냄새나 풋내가 나지만, 이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견과류, 카라멜, 초콜릿, 심지어는 약간의 탄 향까지 다양한 향을 만들어냅니다. 로스팅 과정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커피향이 아닙니다만, 원두가 식으면서 점차 우리가 아는 그 향으로 바뀌어갑니다. 신선한 원두에서 더 강한 향기가 납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향이 더해집니다. 이 과정에서는 어떤 비율로 커피의 성분들을 추출하는지에 따라 향기가 달라집니다. 한 모금 마신 후, 흠~ 하고 코로 내뿜으면, 커피를 마시기 직전 커피가 컵에 있을 때 나는 향기와는 다른 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커피의 맛: 다섯 가지 기본 맛의 조화
커피에는 우리가 흔히 감각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기본 맛이 녹아 있습니다. 그 다섯 가지는 신맛, 단맛, 쓴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우마미)인데요. 커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 맛들의 조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맛(Acidity): 신맛은 acidity, winery, sour라는 용어로 표현됩니다. Acidity는 잘 익은 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달짝지근한 신맛을 말하고, Sour는 덜익은 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자극적인 신맛을 말합니다. Winery는 이 두 맛 사이에 있는 신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큼함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acidity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입니다. 신맛은 커피의 밝고 경쾌한 특성을 살려줍니다.
▶단맛(Sweetness):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의 당 성분이 카라멜화되면서 나타나는 맛입니다. 단맛은 신맛과 쓴맛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커피를 더욱 부드럽고 풍부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맛이 강하지는 않으므로 마신 후 단맛의 여운이 감도는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단맛은 집중할 수록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맛입니다.
▶쓴맛(Bitterness): 커피에 포함된 알칼로이드와 다양한 화합물(금속염, 당질, 전분, 섬유질 등)이 로스팅 과정에서 변화되면서 생기는 맛입니다. 대체로 로스팅 정도, 추출 온도와 시간에 영향을 받습니다. 쓴맛은 너무 강하면 좋지 않지만, 적절한 쓴맛은 커피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특히 쓴맛과 신맛이 균형잡혀 있을 때 맛있다고 느껴집니다.
▶짠맛(Saltiness): 커피에서 짠맛을 느끼는 것은 다소 드문 경험일 수 있지만, 약간의 짠맛이 바디감과 함께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는 커피의 복합적인 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감칠맛(Umami): 감칠맛은 커피의 깊고 풍부한 맛을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은 커피에서 약하게나마 경험할 수 있으며, 이 맛이 커피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바디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디감: 커피의 무게감과 질감
커피를 마실 때, 입 안에서 느껴지는 커피의 ‘무게’나 ‘질감’을 바디감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커피가 입 안에서 얼마나 묵직하게 느껴지는지, 얼마나 미끈한지, 부드러운지, 거칠한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정수기 물을 기준으로 잡고 바디감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 바디: 물처럼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나는 커피입니다. 예를 들어, 차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는 커피가 여기에 속합니다.
▶미디엄 바디: 중간 정도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커피입니다. 입 안에서 커피의 존재감이 느껴지지만,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습니다.
▶풀 바디: 묵직하고 진한 느낌이 나는 커피입니다. 우유나 크림처럼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느낌이 들며, 오래 지속되는 여운이 있습니다.
바디감은 커피의 맛과 질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커피가 가볍게 느껴지는지, 아니면 묵직하게 느껴지는지를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 스타일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바디감이 좋은 커피는 마실 때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 커피를 더 깊이 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최고의 커피 한잔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와 맛
그렇다면 맛있는 커피, 최고의 커피 한잔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각 개인이 추구하는 커피와,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커피 한잔에 담긴 정성 만큼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은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생두, 로스팅, 분쇄, 커피 추출의 정성이 커피 잔에 담겨 있다고 가정하고, 최고의 커피 한잔을 4단계로 묘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최고의 커피는 향기, 맛, 여운이 잘 어우러진 커피를 말합니다. 커피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네 가지 단계로 최고의 커피를 경험해보세요
▶ 아름다운 잔에 담긴 커피의 색깔부터 즐깁니다. 마시기 전 코로 들어온 꽃, 과일, 허브향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 마실 때 목넘김이 좋고, 거부감 없는 쓴맛과 상큼한 신맛, 단맛의 여운이 감돌며, 뒷맛이 개운합니다.
▶ 마신 후 좋은 향기가 입안에 머물며, 흠~ 하고 숨을 코로 내쉴 때 코 안쪽에서부터 퍼지는 향기가 기분 좋아지게 만듭니다.
▶ 식을 수록 쓴맛이 줄고, 상큼함이 증가하며, 단맛도 계속 느는 듯 느껴집니다. 식으면서 입안에서 느끼는 촉감이 다양해집니다.
커피를 표현하는데 쓸 수 있는 한국어
바디감에서 약간 놀라셨을 수 있습니다. 바디는 영어, 감은 한자어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커피, 와인, 위스키 등등을 표현할 때 바디감이라는 용어를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디감도 좋지만, 커피를 표현하는데 적당한 한국어를 알아보겠습니다. 커피 경험을 표현하는데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 여운 :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신 후 입안에 남는 뒷맛을 의미합니다. 여운은 커피의 풍미를 깊이 있게 느끼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이 커피는 마신 후에도 달콤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여기서 풍미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음식의 고상한 맛이라고 해설되어 있습니다. 고상하다는 표현은 수준이 높고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풍미는 수준이 높고 훌륭한 음식의 맛이라고 풀어쓸 수 있겠습니다.
▶ 감칠맛 : 우마미를 한국어로 표현한 단어입니다. 감치다는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돈다는 긍정적인 뜻입니다. 그러니까 감칠맛은 입안에서 맛이 계속 감돈다는 의미이고, 좋은 맛이 계속 입에 남아있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향미 : 향과 맛을 합친 단어로 향기에 의해 연상되는 맛입니다. 바나나 우유에는 실제 바나나가 아니라 바나나 향이 들어있는데, 마치 바나나 즙을 먹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향미를 향기로 인한 맛 정도로 간단히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 여리다 : 커피나 음식의 맛이 부드럽고 약하고, 섬세하게 느껴질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 진하다 : 여리다의 반대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
이 포스팅에서는 커피의 향기와 맛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 이 내용을 떠올리며 여유 있게 천천히 즐기시면서, 직접 말로 표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커피 한잔을 자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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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블루보틀 코리아, 초보자를 위한 커피 테이스팅 가이드
▶ 이정기(2016), “Coffee Extraction Method,” Journal of The Korea Society for Coffee Industry, 5(1), pp.1-6
▶ Ki Dong Kim, Chung Uk Heo (2011). Preference Factors in Consumer`s Coffee Taste Using Q Methodology. International Journal of Tourism and Hospitality Research, 25(3), 14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