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기억과 백신, 그리고 백신의 종류

면역 기억, 백신, 그리고 백신의 종류

우리나라에도 2021년 2월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뉴스에서 매일매일 백신 접종자 수를 알려주고 있어 곧 코로나19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차례대로 백신을 맞을 텐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면역 기억을 다시 살펴보고, 백신의 종류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글의 순서

면역 기억
면역 기억과 백신
백신 개발의 목표
백신의 종류 :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핵산 백신


면역 기억

항체는 세포 밖의 바이러스를 처리하고, T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처리해줍니다. 항체와 T세포는 적응면역계를 구성하는 요소이며, 항체는 B세포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각 바이러스마다 그 바이러스를 담당하는 항체와 T세포가 따로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응 면역 반응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각 병원체에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면역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바이러스를 접하면 적응면역이 활성화되는데 4~5일 걸리던 것이, 두 번째 부터는 1~2일로 그 기간이 확 줄어들게 됩니다. 병원체를 기억하고 있던 면역이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면역 기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존에 접한 적이 있는 병원체에 대해서만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경험한 적이 있는 특정 항원에 대해서만 반응하기 때문에 새로운 전염병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면역 기억과 백신

면역기억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백신입니다. 병에 걸리기 전에 인위적으로 가공된 병원체(세균, 바이러스)를 주입해서 몸이 기억하게 만듭니다. 나중에 진짜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면역 기억의 원리를 이용하여 재빠르게 대응하게 하는 것입니다.

백신을 맞는다거나, 한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으면, 그 바이러스에는 감염되지 않거나, 감염되더라도 약하게 영향을 줍니다. 면역기억에 의해 면역반응이 처음보다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백신 개발의 목표

세포 밖에 있던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과 세포막의 수용체가 결합해야만 합니다.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에 미리 달라붙어 세포막의 수용체와 결합할 기회를 차단해 버리는 역할을 합니다.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에 미리 달라붙는 것이 바로 중화항체입니다. 여기서,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란 바이러스나 독소 같은 항원에 결합하여 이 항원의 작동을 막는 역할을 하는 항체를 뜻합니다. 중화항체는 항원이 가진 독성작용, 효소 활성 또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잃게 만드는 중화작용을 합니다. 백신 개발의 목표는 이 중화항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목표는 하나이지만, 목표를 구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백신의 종류가 다양한 이유입니다.


백신의 종류

가공한 병원체의 종류가 무엇인지에 따라 백신의 종류를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3가지 백신의 종류는 각각,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핵산 백신입니다.

▶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백신은 실제 바이러스를 그대로 배양한 후 약간의 조작을 가해 죽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존 백신은 이 방식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홍역이나 폴리오 백신이 대표적인 바이러스 백신입니다. 폴리오 백신(polio vaccine)은 소아마비의 예방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백신의 제조가 쉽습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직원이나 지역사회를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균 시설에서 만들어야 하며,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백신은 다시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됩니다. 생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줄인 후 인체에 접종해서 면역 반응을 이끌어 내는 방식입니다. 17세기에 개발된 천연두 백신이 대표적인 생백신입니다. 반면 사백신은 바이러스에 포름알데히드 처리나 열처리를 해서 세포 속에 들어가더라도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만든 백신입니다. 사백신은 죽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주입해야 면역 반응이 생기지만, 안전합니다. 다만, 포름알데히드 처리나 열처리 과정에서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같은 것들이 변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바이러스 벡터 백신

바이러스 벡터(viral vector)는 DNA나 RNA와 같은 유전물질을 세포나 생체에 주입하기 위하여 개발된 운반체입니다. 이 운반체는 독성이 없는 바이러스를 이용하며, 운반체에 실리는 물질은 면역 반응을 유발시키는 유전물질입니다. 주로 홍역 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사용합니다.

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맞으면 우리 세포는 운반체가 싣고 온 유전정보를 복사해서 전령 RNA(mRNA, messenger RNA)를 만들어 냅니다. mRNA는 세포질에서 리보솜을 통해 단백질을 합성합니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던 그 단백질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새로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면역 반응으로 이에 대응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몸이 벡터(운반체)로 사용되는 바이러스에 대해 이미 면역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유전물질이 전달되기 전에 이것을 제거해 버립니다. 결국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 핵산 백신

핵산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물질만 잘라 사람의 몸 속에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바이러스 운반체를 이용하지 않고 유전물질을 직접 전달하는 것입니다. 유전자가 세포로 전달되고 난 후부터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겨납니다. 핵산 백신은 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며, 효과적입니다. 또한, 핵산(DNA나 RNA)을 합성하는데 시간이 별로 안 걸리기 때문에, 다른 방식들 보다 훨씬 빠르게 개발할 수 있습니다.

핵산 백신은 DNA 백신과 RNA 백신으로 나뉩니다. RNA 백신은 mRNA 자체를 인체에 넣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mRNA는 세포안으로 들여보내기가 쉽지 않고, 쉽게 파괴되고 분해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mRNA 주위를 지질층으로 감싸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지질층은 불안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하 수 십도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하고 운송해야 합니다.

DNA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물질을 세균의 DNA에 삽입한 후, 이 DNA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DNA가 세포속으로 직접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을 통한 백신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

이번 포스팅에서는 백신의 종류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백신은 면역 기억의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면역기억은 기존에 접한 적이 있는 병원체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백신은 우리 몸속에 중화항체를 만들어 놓는 역할을 합니다. 백신의 종류는 가공한 병원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됩니다. 3가지 백신의 종류는 각각,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핵산 백신입니다.

▶ 바이러스 백신은 실제 바이러스를 그대로 배양한 후 약간의 조작을 가해 죽인 것이며, 기존에 나와 있는 백신은 대부분 바이러스 백신입니다.
▶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DNA나 RNA와 같은 유전물질을 운반체인 바이러스 벡터 안에 넣어서 생체에 주입합니다. 우리 세포는 운반체가 싣고 온 유전정보를 복사해서 전령 RNA(mRNA)를 만들어 내고, mRNA는 세포질에서 리보솜을 통해 단백질을 합성합니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던 그 단백질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새로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 핵산 백신은 DNA 또는 RNA라는 유전물질만 잘라 사람의 몸 속에 직접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바이러스 벡터라는 운반체 없이 말입니다. 몸에 주입된 DNA, RNA는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을 새롭게 만들게 됩니다. 이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르게 개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신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한 이 글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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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나는의사다, 백신은 어떻게 개발하는 걸까? [카이스트 신의철 교수의 알기 쉬운 ‘면역&바이러스’ 이야기]
[2] 서울경제썸 Thumb,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백신 완벽 정리 1탄]
[3] [네이버 지식백과] 바이러스 벡터 [Viral vector] (분자·세포생물학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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