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프레스 역사. 보덤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
프렌치 프레스는 간편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두의 다양한 성분을 잘 추출할 수 있는 커피추출도구입니다. 간편하면서도 깊은 맛과 풍부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프렌치 프레스의 역사와 현재 프렌치 프레스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보덤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 향기롭고 맛있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믿으시면서, 커피 한잔과 함께 편안하게 역사와 문화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글의 순서
커피 프레스라는 커피추출도구의 등장
프렌치 프레스 역사
세계 곳곳의 프렌치 프레스
보덤의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 커피메이커 (Chambord French Press Coffee Makers)
커피 프레스라는 커피추출도구의 등장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즐겼을까요? 주전자에 분쇄한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서 커피 성분을 우려낸 후, 가루를 가라앉히고 부어서 마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방법으로는 추출된 커피를 따를 때, 커피 입자들이 컵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치즈 만들 때 쓰던 소재의 천을 이용해서 걸러먹었습니다. 점차 주전자의 형태도 커피를 거르기 좋은 형태인 원기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천을 원형의 틀에 감싸고 막대기를 부착해서 원기둥 형태의 주전자에서 커피를 거르기 편한 방식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거름망의 소재도 면직물에서부터 철망까지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개발되었던 이런 방법들은 현재 쓰이고 있는 프렌치 프레스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당시에 등록되어있던 특허를 보면 이런 커피 프레스의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허로 등록되었던 그림들 중에서 몇몇을 선정해서 아래 프렌치 프레스 역사에 정리해봤습니다.
프렌치 프레스 역사
(1) 1852년 Mayer와 Delforge의 특허
프랑스의 Mayer와 Delforge가 고안해 낸 커피 프레스입니다. 원형의 거름망에 천(면직물)을 이용하여 커피 입자를 분리해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커피 전문가들은 이것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커피 프레스(프렌치 프레스)의 원형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프렌치 프레스와 외형은 닮아 있지만 거름망 가장자리로 커피 입자가 빠져 나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거름망 가장자리에 커피 입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실링(internal seal)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Mayer와 Delforge가 고안해 낸 커피 프레스의 모습을 아래에 나타내었습니다.
(2) 1929년 Attilio Calimani의 특허
1929년 이탈리아의 아틸리오 칼리마뇽(Attilio Calimanon)이라는 디자이너가 커피프레스(Coffee Press)라는 특허를 냈습니다. 아틸리오는 커피 추출 도구를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을 일생의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맛있는 한 잔의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말입니다. 그가 고안한 커피프레스는 커피의 쓴맛을 줄이고, 커피의 향기와 맛을 잘 추출해 낼 수 있게 만든 커피추출 도구입니다.
(3) 1958년 Faliero Bondanini의 특허
이탈리아의 팔리에로 본다니니가 개발한 프렌치 프레스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프렌치 프레스와 가장 흡사합니다. 사실 팔리에로 본다니니가 프렌치 프레스를 세계로 퍼저나가게 만든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의 프렌치 프레스는 참보드(Chambord) 또는 프랑스 발음으로 샹보르라고 하는 이름으로 생산되었습니다. 이후에 보덤(Bodum)사에서 이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를 덴마크에 유통시켰으며, 마침내 보덤 사는 샹보르라고 하는 상표명과 생산공장을 인수하였습니다.
세계 곳곳의 프렌치 프레스
프렌치 프레스는 세계 커피 애호가들이 하나쯤 갖고 있는 커피 추출도구가 되었습니다. 각 나라에서는 이 커피추출 도구를 어떻게 부르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렌치 프레스를 caffettiera a stantuffo로 부릅니다. caffettiera가 커피를 끓이는 주전자를, stantuffo가 피스톤을 각각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피스톤 달린 커피추출용 주전자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남아프리카에서는 coffee plunger라고 부릅니다. 플런저(plunger)는 피스톤 같은 것을 밀어내리도록 만들어진 기기를 의미합니다. 플런저라는 용어로부터 거름망이 붙어 있는 막대기가 연상되시나요?
프랑스에서는 프렌치 프레스를 cafetière à piston이라고 부르거나, 보덤 멜리어(Bodum Melior)라는 상표명 그대로로 부릅니다. 여기서, cafetière가 커피 주전자를 의미하니까, 앞서 말씀드린 이탈리아의 caffettiera a stantuffo와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는 프렌치 프레스가 cafetière로 알려져 있으며, cafetière라고 부릅니다.
보덤의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 커피메이커 (Chambord French Press Coffee Makers)
보덤(bodum)은 1944년 덴마크에서 탄생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사이폰 커피메이커, 그라인더, 프렌치 프레스 등 다양한 커피용품도 만들고 있습니다. 보덤 홈페이지의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 소개 글에는 프랑스의 상징적인 성 중 하나인 샹보르 성(Château de Chambord)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커피추출 도구라고 나와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덤 프렌치 프레스와 샹보르 성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프렌치 프레스가 샹보르 성을 닮았다는 느낌이 오시나요?
이왕 비교한 김에 샹보르 성의 외부 모양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샹보르 성은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가는 과도기의 특징을 보여주는 르네상스 건축물입니다. 성을 건축(1519~1658년)할 당시에 매우 혁신적이고 다양한 건축법을 시도하였으며, 그리스 십자가 모양의 중앙 탑을 중심 구조로 성을 완성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새롭게 도입된 건축방식이었습니다. 샹보르 성은 르네상스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이지만, 성의 탑과 본체 윗 부분 장식에서 중세적 요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장식 중 굴뚝과 포탑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성의 절제된 외벽과 대비되는 풍부하고 화려한 장식도 중세적 요소에 해당합니다.
보덤의 샹보르(참보드)는 1950년대에 개발된 프렌치 프레스의 디자인과 기능을 유지하며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속 프레임과 크롬 도금 공정을 거친 뚜껑, 폴리프로필렌 손잡이(블랙 참보드) 등의 디자인적 요소들은 손에 잡히는 느낌과 안전성, 그리고 청소하기 쉽게하기 위한 것 등 연구의 결과입니다.
마치며 …
프렌치 프레스는 간편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두의 다양한 성분을 잘 추출할 수 있는 커피추출도구입니다. 간편하면서도 깊은 맛과 풍부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프렌치 프레스의 역사와 현재 프렌치 프레스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보덤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커피 프레스(프렌치 프레스)의 개발 흐름을 당시 등록되어있던 특허로부터 확인하였습니다. 1852년 Mayer와 Delforge의 특허, 1929년 Attilio Calimani의 특허, 1958년 Faliero Bondanini의 특허가 발전의 발자취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개발과 발전을 거쳐 프렌치 프레스는 세계 커피 애호가들이 하나쯤 갖고 있는 커피 추출도구가 되었습니다.
프렌치 프레스하면 떠오르는 것이 보덤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입니다. 참보드라고도 부르는 이 프렌치 프레스의 디자인적 요소들은 오랜 연구의 결과로 탄생한 것입니다. 프렌치 프레스라는 커피추출도구는 지금도 여전히 진화중입니다. 프렌치 프레스 역사와, 보덤 샹보르 프렌치 프레스에 대한 이 글이 프렌치 프레스 커피를 더 풍부하게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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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THE HISTORY OF THE FRENCH COFFEE PRESS
[2]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샹보르 성
[3] 보덤의 사이폰 커피 메이커와 프렌치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