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속 카페인. 수면장애 메커니즘과 슬기로운 커피생활

커피 속 카페인. 수면장애 메커니즘과 슬기로운 커피생활

커피에서 유래한 용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유명한 카페인(Caffeine)입니다. 카페인은 우리를 깨어있게 만드는 성분입니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각성작용으로 인해 집중이 잘되며, 일의 효율도 올라갑니다. 그래서인지 커피 소비가 늘고 있으며, 잠을 잘 못 이루는 분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커피 향기를 좋아하지만, 수면장애를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수면장애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숙면을 위한 슬기로운 커피생활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글의 순서

커피 속 각성물질, 카페인
잠의 생리학
생체시계, 아데노신으로 풀어보는 정상적인 수면 메커니즘
수면 장애
카페인의 분해와 유전
숙면을 위한 슬기로운 커피 생활


커피 속 각성물질, 카페인

커피에서 유래한 용어인 카페인은 우리를 깨어있게 만드는 성분입니다. 커피를 통해 적당량의 카페인을 섭취한다면 커피는 일상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런데,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오후 늦게 또는 저녁때쯤 섭취한다면 수면장애로 곤란을 겪게 됩니다.

그만큼 카페인이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카페인은 커피 뿐만 아니라, 차(Tea), 콜라, 초콜릿,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에너지 드링크 등등 많은 식품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카페인을 흔하게 접할 수 있는데다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일 카페인 최대 섭취량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1일 최대 카페인 섭취량은 성인 400 mg, 임산부 300 mg, 청소년은 몸무게 1 kg 당 2.5 mg입니다.

여러 차례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 했었습니다. 좀더 다양한 커피 속 카페인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잠의 생리학

잠은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꿀잠을 자는냐, 잠을 설치느냐는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의 결과로 봐야합니다. 우리 몸은 지구에 맞춰 24시간 주기로 리듬을 타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오전 9시에는 깨어나고, 오후 9시에는 잠들게 됩니다. 지구의 자전주기에 맞춰 각성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1) 생체 시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매일 반복되는 낮과 밤의 주기적 변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기라 함은 일정한 간격이나 시간 동안 어떤 현상이 반복될 때, 그 반복되는 현상의 한 마디를 뜻합니다.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러한 24시간 주기의 지구 환경에 적응하였습니다. 이를 일주기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잠을 자고, 깨는 주기이며, 호르몬 분비, 혈압과 체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리와 대사, 그리고 행동이 일주기적으로 조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주기 리듬에 맞춰서 생활을 한다면 건강하고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주기 리듬과 어긋난다면, 수면장애가 발생하게 되고, 피곤해지고, 많은 신체적,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수면장애나 피로증후군 외에도 비만, 당뇨 등의 대사질환, 심혈관계 질환, 각종 종양, 류마티스, 치매, 정신장애 등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의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2) 아데노신 (Adenosine)

언제 자고 싶으신가요? 다시 말해 우리 몸이 잠을 필요로 할 때가 언제일까요? 잠을 자고 있으면 잠에 대한 욕구가 서서히 감소하고, 깨어 있으면 서서히 증가합니다. 이 잠에 대한 욕구는 우리 몸속의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조절합니다. 아데노신이 쌓이면, 뇌는 우리 몸이 피로하다고 여기고 자야한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우리가 깨어있을 때는 이 아데노신이 계속 쌓이게 되고, 자는 동안에는 아데노신이 분해됩니다.

뇌에 는 아데노신 수용체(adenosine receptor)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수용체는 세포막 또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구조체로, 세포 밖에서의 물질이나 물리적 자극을 알아챈 후 세포가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게 합니다. 즉 아데노신 수용체는 아데노신을 세포에 들어오게 하는 구조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데노신은 무엇일까요? 아데노신은 RNA(리보핵산)·ATP(아데노신에 인산기가 3개 달린 유기화합물) 등을 구성하는 성분이며, 모든 생명체(미생물부터 포유류까지)의 세포에 적은 양으로 존재합니다. 아데노신은 세포의 성장이나 분화 및 항상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여 각종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입니다.


생체시계, 아데노신으로 풀어보는 정상적인 수면 메커니즘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우리 몸은 자연스레 이완되고, 잠을 자는 것으로 반응합니다. 이때,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이 충분히 쌓여 있다면,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것입니다.

해가 뜨고, 밝아지면, 우리 몸은 자연스레 깨어나게 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아데노신 수용체에 쌓여 있던 아데노신은 분해됩니다. 아데노신이 분해되어 잠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므로, 해뜰 때의 우리 몸의 생체 시계와 더불어 잠이 완전히 깨게 됩니다.


수면장애

생체 시계가 엇나갔다거나, 아데노신 수용체에 쌓인 아데노신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잠을 자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수면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밤에 잘 시간이 되었는데, 잠에 대한 욕구가 없는 상태가 바로 수면 장애입니다.

어떤 것들이 이러한 수면장애를 일으키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취침하기 6시간 이내에 낮잠을 잔다거나, 잠들기 전 2시간 이내에 격한 운동을 한다거나, 많은 양의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또한 해가 지면 어두워져야 하는데, 전깃불이 주변을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특히 파란빛(블루라이트, Blue Light)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생체 시계는 파란빛이 있고 없고에 따라 낮과 밤을 구분합니다. 파란빛이 나오는 조명이나, 스마트폰 화면의 블루라이트는 우리 몸이 여전히 낮이라고 느끼게 만듭니다. 이런 것들이 생체 시계를 엇나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카페인입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분자 구조가 비슷합니다. 그래서 아데노신 수용체에 달라붙습니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아데노신이 붙어서 쌓여야 할 자리인데, 여기에 카페인이 붙어 아데노신을 받아들이는데 방해를 하는 것입니다. 결국 아데노신이 쌓이지 않았으므로, 피로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잠에 대한 욕구도 없어집니다.


카페인의 분해와 유전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을 대신해 쌓인 카페인은 결국 분해되긴 합니다. 카페인은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이므로, 우리 몸은 효소를 분비해서 카페인을 분해합니다. 분해하긴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문제입니다. 따라서, 언제 카페인을 섭취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수면 장애를 겪지 않으려면, 아데노신이 충분히 쌓일 만큼의 시간이이 생체 시계가 느끼는 잘 시간과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이 몸 속에서 분해되어,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카페인의 반감기는 5시간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반감기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유전적으로 카페인 분해효소가 많아 빨리 분해하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유전적인 차이는 아데노신 수용체가 얼마나 카페인을 잘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흔히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잘 못자는 사람의 경우, 카페인에 민감하다는 말을 합니다. 이는 아데노신 수용체가 카페인을 잘 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커피 애호가들은 어떤 유전자를 원할까요? 강력한 카페인 분해효소를 다량 분비할 수 있으며, 아데노신 수용체가 카페인을 무시할 수 있는 유전자일 것입니다.


숙면을 위한 슬기로운 커피 생활

아침 6시에 잠을 깨서, 식사 후 7시에 에스프레소 2샷을 마셨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스타벅스 기준으로 톨(Tall) 사이즈 아메리카노에는 에스프레소 2샷이 들어갑니다. 여기에는 카페인이 150mg 함유되어 있습니다.

점심시간인 12시쯤이 되면 카페인의 반감기인 5시간이 지났으므로, 우리 몸에는 75 mg의 카페인이 남아 있습니다. 커피를 더 이상 안마셨을 경우, 오후 5시에는 37.5mg의 카페인이, 잠잘 시간인 밤 10시에는 18.75mg의 카페인이 여전히 몸 속에 남아 있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 이 양은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고, 잠드는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룻밤만 잠을 설치더라도 생체시계가 엇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분이라면, 카페인 섭취량으로부터 잠잘 때 몸에 남아 있는 카페인 양을 계산해보는 습관을 들일 것을 추천합니다. 한번 기준을 잡으면, 커피를 생활의 활력소로 활용하면서도 꿀잠을 잘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

이번 포스팅에서는 수면장애 매커니즘을 살펴본 후, 꿀잠을 자기 위한 슬기로운 커피생활을 제안하였습니다.

잠은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해가 뜨고, 지는데 맞춰진 우리의 생체시계가 그 규칙성을 잘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뇌 속의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이 충분히 쌓이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생체시계가 그 규칙성에서 엇나간다거나, 카페인을 다량 섭취하게 되면 수면장애로 힘든 밤을 보내야 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닮아 있어, 카페인이 몸에 흡수되면 아데노신 수용체에 아데노신 대신 카페인이 쌓이게 됩니다. 이 상황이면 잠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게 됩니다.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들은 하루 동안 섭취한 카페인 양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카페인의 반감기가 5시간 정도임을 감안하신다면, 자려고 하는 그 순간에 몸에 남아있는 카페인 양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잠 잘 시간인데 잠들기 힘들다면,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거나, 잠 잘 시간과 멀리 떨어진 시간에 카페인을 섭취해야 합니다.

커피 향기를 좋아하지만, 카페인에 민감해서 수면장애를 걱정하시는 분들에게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연관 포스팅 :
1. 커피종류에 따라 다른 3가지 영양성분. 탄수화물, 단백질, 카페인
2. 1일 카페인 최대 섭취량과 슬기로운 커피 생활
3. 커피추출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인 함량
4. 커피추출방법에 따른 커피 한잔의 카페인, 클로로겐산 함량 비교
5. 카페인 걱정 끝. 디카페인 커피 제조 방법 3가지!


참고자료

[1] [강석기의 과학카페] 잠 안 설치려면, 커피 언제 얼마나 마셔야 하나
[2] 생체시계: “낮과 밤 따라 몸은 하루주기로 돌아간다”
[3] 일주기 생체시계:떠오르는 신약 표적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