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식법 (Washed Coffee Process)
생두나 원두의 포장에서 습식법, 허니 가공, 네츄럴 가공 등 커피가공방법에 대한 설명을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커피 가공(Coffee Processing)은 농장에서 커피열매를 수확하고, 커피 열매로부터 생두를 분리해 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물론 여기서의 생두는 포대에 담겨져 판매가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커피 종류! 커피 가공 방법에 따른 분류‘ 라는 포스팅에서 커피 열매의 구조와 함께 대표적인 커피가공방법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커피가공방식에 대해 이해한다면 커피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중 습식법이라고 불리는 세척 방식(Washed Process)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커피가공방법 중 습식법 소개
습식법을 이용한 커피 가공 과정
(1) 커피 열매의 수확
(2) 커피 열매의 껍질 제거
(3) 발효(Fermentation)
(4) 물 속에서 불리기
(5) 골라내기
(6) 건조 및 포장
커피가공방법 중 습식법 소개
습식법(Washed coffee processing)은 커피 열매의 점액질(Mucilage) 부분을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기 위해서 개발된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좀더 수월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커피 열매의 구조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커피열매의 겉껍질(Outer skin)을 걷어내면 점액질(Mucilage)이 나타나는데, 점액질은 과육(Pulp)과 펙틴층(Pectin layer)을 포함합니다. 점액질을 걷어내면 노란빛을 띄는 딱딱한 껍질인 내과피(Parchment)가 보이고, 씨앗을 싸는 얇은 막인 은피(Silver Skin)로 둘러싸인 씨앗이 있습니다.
습식법에서 제거하고자 하는 부분은 커피 열매의 껍질(Skin)과 점액질(Mucilage)을 의미합니다. 열매의 껍질과 점액질을 빠르게, 그리고 완벽하게 제거하여 건조를 용이하게 합니다. 과육을 빨리 제거하고, 빠른 속도로 건조시켰기 때문에 가공 과정 중 상하거나 곰팡이 필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습식법으로 가공한 커피 생두는 대체로 품질이 좋습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과 중앙 아메리카 대부분의 지역에서 습식법을 사용해서 커피를 가공합니다. 습식법을 주로 사용하는 지역은 밤에는 시원하며, 낮에는 햇빛에 되도록 많은 시간 노출 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특히, 소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에서 커피 알갱이를 말리기 위한 공간을 절약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방법입니다.
습식법을 이용한 커피 가공 과정
커피를 가공하는 방법은 지역마다, 각 농장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그렇지만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아래에 링크한 참고 동영상을 통해 습식법의 원리를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영상은 페루 Agua Colorada의 까하마르까(Cajamarca)에 있는 한 농장에서 습식법을 이용한 가공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 커피 열매의 수확
잘 익은 커피를 골라 따서 수확하고, 선별합니다. 이 선별 과정에는 무게를 재고, 커피 열매를 물에 헹구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헹굴 때 물에 뜨는 쭉정이 열매를 골라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선별된 커피 열매를 껍질을 제거하는 기계가 있는 곳으로 이송시킵니다.
(2) 커피 열매의 껍질 제거
커피열매의 껍질을 제거하는 기계는 뾰족한 돌기가 있는 금속 소재의 원통을 회전시키고, 회전하는 원통 위로 커피 열매를 밀어 넣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회전하는 원통은 방앗간이나 제분소에서 볼 수 있는 기계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원통을 회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힘을 가할 수도 있고, 모터나 엔진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동영상에 나온 기계는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계입니다. 엔진과 풀리(Pulley), 그리고 벨트(Belt)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선별된 커피 열매를 껍질 제거용 기계에 밀어 넣습니다. 껍질 제거용 기계 안의 회전 원통위에서 커피 열매는 눌려지게 되며 알맹이가 껍데기(Skin)를 찢고 나옵니다. 이렇게 껍질이 벗겨진 알맹이를 물에 담급니다. 수확부터 후 커피 열매의 껍질을 벗기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입니다.
(3) 발효(Fermentation)
껍질을 벗기고 난 후에도 커피 알맹이는 여전히 끈적한 점액질(Mucilage)에 싸여 있습니다. 이 점액질은 물로 세척하는 과정을 통해 제거됩니다. 점액질로 둘러 싸인 커피 알갱이를 물속에 담글 수 있도록 수조(Fermentation Tank)로 이동시킵니다. 수조 아래부터 과육이 벗겨진 커피 알갱이를 쌓아 놓습니다. 여기에 물을 바로 부어서 불리는게 아니라, 하루 밤 정도를 그냥 쌓아놓아 발효시킵니다. 이때 적당한 온도와 시간은 발효 속도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발효라는 과정은 점액질을 더 무르게 만들어서 물로 씻어내기에 좋은 상태로 만든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발효 후 커피 알갱이를 손으로 비벼보면서 어느 정도 진득진득한지 상태를 확인합니다.
(4) 물 속에서 불리기
커피 알갱이에 묻어 있는 점액질이 물로 씻어내기 좋은 상태인지를 확인 한 후에 수조에 물을 채웁니다. 물을 채운 후 나무 막대기로 저어서 점액질이 잘 씻겨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여러번 저은 후에 수조에 물을 빼보면 점액질이 섞인 탁한 물이 쏟아집니다. 또한 커피 알갱이에 묻어 있는 모든 점액질이 잘 씻겨져 나갈 때 까지 이 과정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에 담근 후 저어주게 되면 물 위로 뜨는 저품질의 커피 알갱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제거하여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습식법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세척 과정에서 생성된 폐수는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잘 처리되어야 합니다.
(5) 골라내기
점액질이 제거된 커피 알갱이를 건조하기 직전에 한번 더 걸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수조에서 세척한 후 담아온 커피를 스크린 위에 쏟아 작은 커피 알갱이와 혹시나 남아 있을 수 있는 커피열매 껍질을 추가로 걸러주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최종 건조단계로 가기 전에 커피 알갱이의 굵기를 고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한 번 더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페루, 코스타리카, 컬럼비아와 같은 커피 생산국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6) 건조 및 포장
점액질까지 벗겨지고, 여러차례 걸러진 품질 좋은 커피 알갱이들은 비로소 건조대에 얇게 펴집니다. 보통 커피를 건조시키는 장소는 공기가 잘 통하고,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비가 잦은 곳에서는 비를 막을 수 있는 가림막도 설치합니다. 커피 알갱이들을 골고루 건조시키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차례 나무 갈퀴를 이용해서 잘 섞어줍니다. 이러한 건조과정은 커피 알갱이에 들어 있는 수분의 양이 약 11%가 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건조 기간은 날씨와 햇볕의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2주 정도 소요됩니다.
건조가 완료된 커피 알갱이는 포대에 담겨져 창고로 이동됩니다, 여기서 포대에 담겨진 커피는 점액질 부분을 습식법으로 제거하고 건조시킨 상태이므로 내과피(Parchment)에 싸여있는 알갱이입니다. 이 내과피는 커피가 출하될 때 제거됩니다.
마치며 …
커피 농장에서 커피열매를 수확하고, 커피 열매로부터 생두를 분리해 내는 과정을 커피 가공(Coffee Processing)이라고 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커피가공방법 중 습식법(Washed coffee processing)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커피 가공 방법은 지역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도 각 커피농장의 상황에 맞게 개발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페루 Agua Colorada의 까하마르까(Cajamarca)에 있는 한 농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방법을 통해 습식법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셨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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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참고 동영상 : Washed Coffee Proces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