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현재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

아라비카종 커피가 시작된 곳이 에티오피아입니다. 커피품종의 다양성과 잠재성 측면에서, 세상에 있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커피와 에티오피아 커피가 아닌 커피로 나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잠재성을 점쳐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커피품종 심화학습을 통해 에티오피아 토착종 커피와 여기서 시작된 세계의 커피 품종에 대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내친김에 에티오피아 커피가 더 익숙해질 수 있도록 두 편의 포스팅을 추가로 준비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그 중 첫 번째로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글의 순서

에티오피아 커피의 시작과 현재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 방식

* 삼림(Forest) 커피
* 반삼림(Semi-forest) 커피
* 정원(Garden) 커피

* 플랜테이션(Plantation) 커피


에티오피아 커피의 시작과 현재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입니다. 에티오피아 남서쪽의 삼림지역은 커피가 시작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현재도 아라비카 커피나무가 자연적으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끊임없는 자연교배를 통해 많은 커피 품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나무는 그만큼 유전적으로 다양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잠재성을 점쳐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에티오피아의 토작종 커피는 품질과 맛이 좋지만, 병충해에 약해 생산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자생하고 있는 커피 품종이 수천종인 것을 감안하면, 신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배되는 품종의 수는 수백 종류에 달하며, 각기 독특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시대 이전부터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나무를 숲속에서 가져온 후, 그들이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곳에 심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커피의 맛을 알았고, 커피를 즐기는 전통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농가는 하루에 여러 번 커피를 만들어 마시며, 손님 대접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생산량의 30~40%정도를 에티오피아 자국 내에서 소비할 정도입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커피 요리로 손님들을 환영합니다. 이 손님 접대 행사를 에티오피아 말로 분나 마프라트(Bunna Maffrate)라고 합니다. 커피 요리라는 뜻입니다. 분나 마프라트에 대한 실감나는 묘사가 포함되어 있는 글을 찾아서 아래에 링크 해뒀습니다. 한번 읽어볼 여유를 찾으시길 빕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

커피는 에티오피아의 최대 수출 작물이며, 수출액에 있어서도 최대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는 검은 황금(Black Gold)으로 불릴 만큼 외화를 벌어다 주는 중요한 품목입니다. 커피가 에티오피아의 주요 수출품이긴 하지만, 대부분 소규모 농장에서 생산됩니다. 가장 품질이 좋은 등급을 수출하도록 법률이 만들어져 있고, 거의 모든 커피를 생두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원두를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로스팅 인가를 받은 업체 수도 극히 적습니다. 그렇지만 에티오피아 정부는 로스팅을 통한 커피의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느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에티오피아도 커피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차원의 노력이 에티오피아 토착종들의 유전적 다양성과 더불어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미래를 기대하게 합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 방식

(1) 삼림(Forest) 커피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답게 자연상태의 야생 커피가 에티오피아의 남쪽과 남서쪽 지역에서 수확되고 있습니다. 아열대숲에 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서, 숲속에 있는 커피나무에서는 열매가 느리게 자라게 되고, 밀도가 높은 열매가 됩니다. 참고로, 다른 나라에서는 과도하게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기 위해 바나나 나무와 같이 큰 나무를 커피나무와 함께 심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삼림에서 수확되는 양은 전체 생산량의 10% 정도입니다. 사실 이 삼림지역의 커피는 당장의 생산량 보다는, 유전적 다양성과 잠재성이 크다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야생에 있는 다양한 토착종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커피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숲속의 다양한 토착종들과 현대의 품종 개량 기술이 접목된다면 말입니다.


(2) 반삼림(Semi-forest) 커피

숲이 덜 우거진 곳에서는 인간이 커피나무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우거진 삼림과 비교했을 때, 관리하기가 훨씬 쉽고, 인간의 손길이 닿은 만큼 더 많은 커피가 생산됩니다. 여기서 관리라 함은 열대 우림의 나무 밑에서 생육하고 있는 커피나무 주위 풀베기, 숲의 벌채, 커피묘목의 이식 등입니다. 반삼림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35% 정도의 양을 차지합니다. 반삼림 지역의 유전적 다양성은 인간의 손길이 닿은 만큼 삼림 커피에 비해 낮습니다.


(3) 정원(Garden) 커피

정원(가든) 커피는 거주지 주변, 즉 집 주위나 마을의 주변에서 재배되고 있는 커피를 말합니다. 커피나무는 삼림에서 묘목을 채집해와서 심은 것이거나, 연구소에서 개발된 품종을 심은 것 등이 있습니다. 원래 삼림지역 이었는데, 사람이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든 커피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커피나무에 그늘을 만들어 주던 큰 나무가 없어진 경우가 많고,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과실수, 옥수수과 식물 같은 것들을 심은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뿌리식물 또는 향료작물과 함께 커피나무를 심어 커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4) 플랜테이션(Plantation) 커피

플랜테이션 농업은 유럽 열강들이 식민지를 개척한 후, 식민지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상품으로서 가치가 큰 농작물을 재배하던 기업적인 농업이 그 기원입니다. 앞에서 나왔던 삼림, 반삼림, 정원 커피의 생산량이 약 95% 정도이고, 플랜테이션 커피는 5% 정도로 아주 적은 양입니다. 플랜테이션 커피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이지만, 집중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므로 생산성이 가장 좋습니다. 에티오피아의 플랜테이션 농장은 커피의 생육과 가공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은 국가 소유입니다. 플랜테이션 커피가 좋은 것은 커피나무를 심고, 재배하고, 가공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관리되고 있어, 그 커피가 생산되기 까지의 이력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피 유통업자들에게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

아라비카종 커피가 시작된 곳이 에티오피아입니다. 현재 에티오피아 삼림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커피 품종이 수천종입니다. 비록 에티오피아 커피의 품질은 좋지만 병충해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야생 상태에서 수천종의 커피가 자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잠재성을 점쳐 볼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은 삼림(Forest), 반삼림(Semi-forest), 정원(Garden), 그리고 플랜테이션 커피로 대변됩니다. 플랜테이션 농업을 통해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5% 정도 이며, 나머지 95%는 삼림, 반삼림, 정원 재배와 같이 소규모로 생산됩니다. 규모면에서는 아직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것을 긍정적인 말로 바꿔보면, 미래에 더 좋은 에티오피아 커피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를 즐깁니다. 에티오피아 농가는 하루에 여러 번 커피를 만들어 마시며, 손님 대접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생산량의 30~40%정도를 에티오피아 자국 내에서 소비할 정도입니다.

수천종의 야생 커피가 가진 잠재력, 정부의 커피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사랑이 인상적입니다. 커피 애호가인 사람으로서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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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티오피아 토착종으로부터 시작하는 커피품종 심화학습(1)
2. 에티오피아 커피. 최고의 커피 한잔에 담길 싱글오리진


참고자료

[1] 이혜은, 정승은, “아프리카 커피산업 동향”, 세계농업 제145호, 2012. 9
[2]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에티오피아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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