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믹스를 만드는 커피크리머, 설탕.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향기와 맛
커피믹스는 건조된 커피와 크림(또는 분유), 설탕을 최적의 비율로 맞춰놓은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커피믹스는 가장 간편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으면서도 그럴듯한 맛까지 갖추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건조된 인스턴트 커피에 커피크리머(또는 탈지분유), 설탕을 첨가하여 커피가 가진 강한 신맛과 쓴맛을 상쇄시킨 커피입니다. 커피크리머나 탈지분유의 부드러운 감촉은 커피의 바디감도 증가시킵니다. 마치 우유가 들어간 에스프레소 커피 메뉴인 카페라떼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자주 접할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믹스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구성하는 재료와 맛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커피크리머
탈지분유
탈지분유와 일반 우유와의 비교
탈지분유와 커피크리머와의 비교
설탕
커피믹스의 향기와 맛
커피크리머
커피크리머는 블랙커피의 진한 갈색을 연한 갈색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화이트너(Whitener)라고도 불립니다. 커피크리머를 만드는 재료는 코코넛 오일과 같은 식물성유지, 우유 카제인, 물엿, 유화제 등이며, 이들 원료를 혼합하여 만듭니다. 혼합하기 전 가루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분무건조 공정입니다.
분무건조 공정은 우유나 액상의 재료를 열풍에 분사하여 수분을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이 공정을 거치면 재료는 분말상태가 됩니다. 커피크리머에 들어 있는 지방은 약 15~30%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지방질은 식품의 향기와 맛에 영향을 줍니다. 단백질이나 당과 비교했을 때, 지방질은 친수성의 식품에서 향기의 휘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여기서 친수성(Hydrophilicity)은 물 분자를 좋아해서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을 의미합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물에 잘 녹으니 친수성입니다.
탈지분유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피크리머의 비율을 줄이고, 그 만큼의 탈지분유를 사용하는 커피믹스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탈지분유는 우유의 지방질인 크림을 원심분리로 제거한 후, 분무건조 공정을 통해 만듭니다. 탈지분유에 들어있는 영양성분들은 탄수화물 52%, 단백질 36%, 칼슘 1.3%, 나트륨 0.6%, 그리고 지방은 1% 이하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탈지분유는 지방질인 크림을 원심분리로 제거한 만큼 지방 함유량은 1% 이하입니다.
탈지분유와 일반 우유와의 비교
지방질을 제거한 후 가루로 만든 탈지분유와 냉장고에 들어있는 우유를 비교해보면,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의 맛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카페라떼를 즐기시던 분이라면 어떤 느낌일지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텐데요.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비교했을 때, 쓴맛이 덜하고, 신맛과 거친 맛도 약해져 있습니다. 카페라떼에서는 따뜻한 우유 냄새와 커피 향이 잘 어우러져 훨씬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우유가 들어간 만큼 농도도 훨씬 희석되어 있습니다.
맛에 영향을 주는 주요 성분을 통해서 카페라떼의 맛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맛에 영향을 주는 주요 성분으로는 당분, 지방, 그리고 물을 들 수 있습니다. 우유 속의 당분은 커피의 쓴맛을 상쇄시켜 줍니다. 지방은 우유의 강한 신맛과 거친 맛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커피 속 향기 성분을 감싸서 그 향기가 유지될 수 있게도 해줍니다. 물은 농도를 희석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유가 들어간 대표적인 에스프레소 메뉴인 카페라떼에서는 쓴맛과 신맛이 덜하고, 부드럽고 더 풍부해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의 맛은 어떨까요? 탈지분유에서는 지방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유가 들어간 카페라떼보다 신맛과 거친맛이 강할 것이며, 향기도 덜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탈지분유와 커피크리머와의 비교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와 커피크리머가 들어간 커피믹스와의 향기와 맛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커피믹스에 함유된 재료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향기와 맛을 평가한 결과입니다. 이것을 관능평가(Sensory Evaluation)라고도 하는데, 경희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대학원생 25명을 대상으로 시중의 커피믹스 제품 8종에 대하여 총 3회 실시한 결과입니다.
향기의 경우에 견과류 향(Nutty)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달콤한 향(Sweet)과 분유 향(Milky)은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달콤한 맛은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더 강했고, 신맛과 쓴맛은 커피크리머가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종합해보면,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가 더 향기롭고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이고, 평가자들도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를 선호했었습니다.
설탕
커피믹스에는 꽤 많은 양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커피믹스 1개에 포함된 설탕의 양은 5~7g(그램) 정도 되며, 제품 중량의 43~55% 정도를 차지합니다. 인스턴트 커피믹스에서 설탕은 강한 단맛으로 커피 본연의 쓴맛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액체류의 식품, 즉 음료에서 설탕의 농도가 증가하면 향기성분이 더 잘 휘발된다고 합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을 추가해서 달콤하게 만들면 더 향기롭다는 것으로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커피믹스의 향기와 맛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커피믹스의 맛은 블랙커피에 혼합하는 재료에 영향을 받습니다. 커피믹스에 혼합하는 대표적인 성분인 커피크리머나 탈지분유와 같은 커피 화이트너(Whitener)는 그 자체로는 향기가 너무 약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이나, 이것을 블랙커피에 넣었을 때는 향기에 영향을 줍니다. 커피 화이트너를 넣으면 과일이나 꽃향기 성분은 절반정도로 감소하지만, 구수한 향이나 연한 초콜렛 향기와 관련 있는 너트(Nut)향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커피 화이트너 중 커피크리머와 탈지분유가 혼합된 커피믹스를 비교했을 때는, 탈지분유를 섞은 커피믹스의 향기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커피크리머의 지방이 커피용액을 더 끈끈하게 하여 지용성 향기성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마치며 …
최고의 커피는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커피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에서 바리스타가 만들어준 커피를 항상 마시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간편한 대안은 인스턴트 커피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커피와 커피크리머, 그리고 설탕이 최적의 비율로 혼합된 인스턴트 커피믹스가 가장 알맞은 대안이 아닐까 합니다.
커피믹스에 혼합하는 대표적인 재료인 커피크리머나 탈지분유와 같은 커피 화이트너(Whitener)는 블랙커피와 혼합되었을 때 향기에 영향을 줍니다. 과일이나 꽃향기 성분은 절반정도로 감소시키며, 구수한 향이나 연한 초콜렛 향기와 관련 있는 너트(Nut)향을 증가시킵니다. 커피크리머 보다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향기가 더 강했고, 달콤한 맛도 더 강해 평가자들도 탈지분유가 들어간 커피믹스를 선호했었습니다. 한편 설탕도 커피를 달콤하게 만들면서 향기까지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커피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고, 고급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감에 따라 인스턴트 커피믹스에서도 고급화 바람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커피 화이트너에 탈지분유를 사용하는 비율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에서 이러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이 불가능한 현장에서 인스턴트 커피믹스가 커피애호가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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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민지숙, 권혜민, 박승국(2015), “인스턴트커피에 커피크리머, 탈지분유, 설탕의 첨가가 휘발성향기성분과 맛에 미치는 영향,” KOREAN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Vol. 47, No. 2, pp. 137~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