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품종 심화학습 (2)
최근 커피 원두를 구매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더 맛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커피 애호가들을 위해 커피 판매 업체는 포장지에 되도록 많은 정보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생산국, 생산지역, 생산고도, 품종, 가공방식, 등급, 그리고 로스팅 정도 등입니다. 이 중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커피품종입니다. 맛있고 즐거운 커피 생활을 위해 이 포스팅에서도 커피품종 심화학습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커피품종 심화학습의 이유
커피품종을 구분하는 방법
커피품종을 형태로 구분하는 방법
에티오피아 토착종(II)
커피품종 심화학습의 이유
커피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커피는 어디서 유래되었고, 이 커피의 유전자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커피품종입니다. 물론 유전적 시작점에 대한 답을 찾기는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향기와 맛으로 마시는 커피, 그리고 각 커피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커피인 아라비카종 커피를 이야기할 때, 커피품종은 꼭 챙겨야 할 요소입니다. 커피품종 심화학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커피품종을 구분하는 방법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 품종들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각 커피 품종의 유전적 특징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커피 표본(Sample)을 수집해서 DNA 연구실에 가져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DNA(디옥시리보핵산, Deoxyribonucleic Acid) 는 생명체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실모양의 핵산 사슬입니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게 생긴 것도 이 DNA 속에 있는 유전자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커피나무가 가진 유전자 정보가 커피나무의 모양, 잎의 모양, 열매의 모양, 그리고 향기와 맛을 결정짓게 합니다.
DNA 연구실에서, 이 커피와 저 커피의 유전 정보를 비교해서 구분한다는 것은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DNA 연구실에서 DNA를 분석하는 일은 비싸면서도 복잡한 작업입니다. 커피 품종을 알아야 하는 대부분의 커피 유통업자들도 사실 DNA 연구실을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DNA를 분석하는 일은 그야말로 커피품종 심화학습 그 자체입니다. 그 대신 커피나무의 키, 모양, 잎의 모양, 열매의 모양 등 눈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런 방법을 식물형태학(Morphology)으로 부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사과의 예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과마다 생긴 모양, 크기, 색깔이 다르고 우리는 각각의 사과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커피의 품종을 구분해 보고자 합니다.
커피품종을 형태로 구분하는 방법
커피를 형태학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물론 커피 애호가이자 소비자인 우리에게 이 내용이 직접 필요할 일은 없겠으나,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커피를 형태학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잎의 모양과 잎의 색깔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어떤 품종의 잎 모양은 타원형이며 잎맥이 골고루 넓게 퍼져 있습니다. 새롭게 나오는 잎은 적색에 가까운 구릿빛을 띠며 잎의 끝은 휘어있습니다.
두 번째는 본 줄기에서 뻗어나오는 나뭇가지들 간의 간격(Inter-nodal Distance)입니다. 어떤 커피나무는 나뭇가지 사이의 간격이 멀리 떨어져 있고, 어떤 커피나무는 가깝습니다. 그래서 눈으로 구분하기 쉬운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많은 커피 전문가들도 나뭇가지들 간의 간격을 커피 품종을 구분하는데 많이 활용합니다.
세 번째는 커피나무의 키와 모양입니다. 키가 작고 나뭇가지가 우거져있고, 연한 녹색에 반짝반짝 윤이 나는 나무가 있는 반면, 키가 크고 나뭇가지가 엉성하며 짙은 녹색을 띠는 나무도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커피 열매와 생두의 모양입니다. 열매가 오렌지색에 작은 줄무니까지 있는 커피가 있는 반면, 밝고 짙은 빨간색을 띠는 열매가 있습니다. 생두의 모양도 원형에 가까운 것이 있기도 하고, 길쭉한 모양을 가진 것도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토착종(II)
에티오피아에는 수천종의 커피가 있으나, 각 커피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된 자료가 있다든가,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현지인들에게 불리는 커피 이름이 있을 뿐입니다. 그냥 거주지 주변에서 자라왔던 커피나무에서 따낸 커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커피의 약 95%가 이러한 소규모 농가에 의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커피를 시장에 내다 판 농부도 그 커피의 품종에 대해 모릅니다. 에티오피아 현지에 가서 커피를 사오는 도매상들도 에티오피아에 처음 방문한 경우라면 이러한 현실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래서 에티오피아 토착종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에티오피아 토착종 커피는 향기가 좋고, 맛도 좋고 매력적이다 라는 것입니다. 각 지역별로,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도 에티오피아 커피는 각기 키도 다르고, 나무 모양도 다르고, 열매의 색깔도 다르고, 열매의 모양도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유명한 커피의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토착종에 대한 감을 잡아 보겠습니다. 에티오피아 토착종 커피의 대표적인 예는 예가체프(Yirga-cheffe)입니다. 좀더 정확하게는 예가체프 지역에서 나오는 커피입니다. 예가체프의 커피 나무는 작고, 잎이 좁고 뾰족합니다. 이런 커피나무는 에티오피아의 다른 유명한 커피 생산지인 하라(Harar)나 시다모(Sidamo)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라나 시다모도 그 지역만의 품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하라의 커피 품종은 Harar Long Berry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커피 알갱이의 형태가 길쭉합니다.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품종들을 에티오피아 외부에서는 찾아보기 힙듭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그 예외 중 하나가 게이샤(Geisha) 품종입니다. 이 게이샤 품종의 경우 파나마의 에스메랄다 농장(Esmeralda Farm)에서 생산되는 것이 유명합니다. 실제로 게이샤는 향기와 맛 측면에서 에티오피아 커피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
더 맛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커피 애호가들을 위해 커피 원두의 포장지에 커피 품종을 표기하는 커피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마침 향기와 맛으로 마시는 커피, 그리고 각 커피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커피인 아라비카종 커피를 이야기할 때, 커피품종은 꼭 챙겨야 할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도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품종 심화학습을 계속하였습니다.
커피 애호가이자 소비자인 우리에게 커피생산지에서 직접 생두를 골라올 일은 없겠으나, 커피품종을 형태학적으로 구분하는 4가지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커피품종 심화학습의 일환으로 말입니다. 커피나무 잎의 모양, 커피 나뭇가지 사이의 간격, 커피 나무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커피 열매의 색깔과 모양이 커피 품종을 구분하는 형태학적 요소들 입니다.
에티오피아 토착종 커피는 수천 종에 이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각 품종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티오피아의 주요 생산지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 등 주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종류와 특징이 다릅니다. 또한 에티오피아 외부 다른 나라에서는 에티오피아 커피 품종을 찾아보기 힙듭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Geisha)입니다.
커피품종 심화학습은 다음 포스팅에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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