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시티 이상의 다크 로스팅 커피가 신맛이 적은 이유
생두에 열을 가해 커피를 볶는 작업을 커피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생두에 열이 가해지면 생두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가장 두드러진 맛의 변화는 신맛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신맛은 커피에 들어있는 유기산이 내는 맛인데, 커피 로스팅이 진행되어 다크 로스팅 상태로 진행되면서 유기산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글의 순서
커피 로스팅
커피 로스팅 정도를 결정하는 변수
로스팅 정도에 따른 유기산 함량 비교
커피 로스팅
커피 생두에 열을 가해서 볶거나 굽는 행위를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배전이라는 일본식 한자를 쓰기도 하는데요. 이 포스팅에서는 볶기, 굽기, 배전 대신 로스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로스팅은 생두를 우리가 원하는 맛과 향기를 가진 원두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커피 로스팅의 가장 큰 목적은 생두가 가진 향기와 맛의 잠재력을 우리가 원하는 커피 향기와 맛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커피 로스팅 결과는 로스팅 정도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로스팅 정도는 로스팅 온도와 로스팅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커피 로스팅 정도를 결정하는 변수
로스팅 정도는 열이 얼마만큼 생두에 가해졌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로스팅 온도가 높고, 로스팅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양의 열이 생두로 전달됩니다. 더 뜨겁게, 더 오랫동안 열을 가할수록 로스팅 정도는 ‘강한’, ‘dark’ 또는 ‘Italian’ 쪽에 가 있게 됩니다.
커피 로스팅 정도를 분류하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요, 2단계 분류, 3단계 분류, 8단계 분류가 가장 널리 쓰이는 분류기준입니다. 로스팅 정도가 약한 것부터 강한 것의 순서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단계 : 약하게, 강하게
▶3단계 : light, medium, dark
▶8단계 : Cinnamon, New England, American, City, Full City, Vienna, French, Italian
2단계 기준에서 ‘약하게’는 3단계 기준의 light와 medium을 포함하고 있으며, 3단계 기준의 medium이 8단계 기준으로는 City와 대응됩니다. 이를 강하게 쪽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2단계 기준에서 ‘강하게’는 3단계 기준의 dark, 8단계 기준의 Full City부터 Italian까지가 대응됩니다.
생두 중량에 따른 유기산 함량 비교 : 로스팅 정도에 따른 유기산 함량 비교
참고자료의 논문에서 생두 용량을 300g, 500g, 700g으로 했을 때, 로스팅 후 유기산 함량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험을 통해 비교하였습니다. 반열풍식 커피 로스터를 사용하였는데, 로스팅 전 로스터는 섭씨 200도였다가, 로스팅이 완료되었을 때, 300g, 500g, 700g를 로스팅 한 출구 온도는 각각 210.3°C, 221.7°C, 225.6°C였습니다. 이로부터 생두 중량이 증가할수록 로스팅 정도가 다크 로스팅쪽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생두의 종류
연구를 위해 사용한 생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수확한 스페셜티 커피입니다. 고도 1200~1700m에서 생산한 게이샤(Geisha) 품종이며, 습식법(Washed)으로 가공하였습니다.
(2) 로스팅 중량에 따른 로스팅 정도
무게가 무거울수록 로스터에서 측정한 2차 파핑(popping) 온도가 높아졌고, 로스팅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로스팅 종료 온도가 중량 증가에 따라 높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무게가 무거울수록 로스팅 정도가 더 진행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더 강하게 볶아졌다, 또는 더 dark 로스팅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유기산
커피에 들어있는 유기산 중 카페산(cafeic acid)이나 퀸산(quinic acid)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기산은 대부분 신맛을 냅니다. 특히, 구연산(citricacid), 주석산(tartaric acid), 말산(malic acid) 등의 유기산류는 대부분 상쾌한 신맛과 감칠맛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신맛을 내는 6개 유기산의 성분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citric acid (구연산)
▶malic acid (말산)
▶fumaric acid
▶lactic acid
▶formic acid
▶acetic acid
(4) 유기산 측정 결과(다크 로스팅 커피가 신맛이 적은 이유)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생산된 생두 300g, 500g, 700g을 로스팅 한 뒤, 0.3~0.5 mm 굵기(핸드드립용)로 분쇄하였습니다. 핸드드립용으로 분쇄하였으나 커피추출 도구로는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하였습니다. 분쇄된 원두를 에어로프레스에 10 g씩 담고 100 mL의 물(온도 90±1°C)을 부어 2분 침지 후 플런저를 눌러 추출한 시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유기산 성분 추출에는 HPLC(high-pressure liquid chromatography)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아래 그림은 생두 300g을 로스팅하여 추출한 결과입니다. 구연산(citric acid) 성분이 가장 많았고, acetic acid, malic acid, formic acid, lactic acid 순이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생두 300g, 500g, 700g을 넣고 로스팅 한 후 커피를 추출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커피 양이 많아지면서 로스팅 정도도 다크(dark) 쪽으로 더 진행되었습니다. 로스팅 정도가 더 강한 쪽으로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유기산 성분은 점차 감소하였습니다. 다크 로스팅 쪽으로 갈수록 신맛이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이 유기산 성분이 줄어 들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
생두에 열을 가해 커피를 볶는 작업을 커피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로스팅 정도가 풀시티 이상의 다크 로스팅쪽으로 진행될수록 유기산 성분이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크 로스팅 쪽으로 갈수록 신맛이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이 유기산 성분이 줄어 들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새콤 달콤한 맛을 즐기시는 분들은 커피 로스팅 정도가 씨티 이하인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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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이재철 (2021). 배전 용량에 따른 일반커피와 무산소 발효커피의 이화학적 특성 비교 연구,한국조리학회지, 27(12), 183-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