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기축통화 달러와 근원물가지수. 비트코인 탄생까지 (3)

비트코인 탄생까지 (3) : 오일머니, 기축통화 달러와 근원물가지수

금환본위제인 브레튼 우즈 체제를 통해 금 1온스를 미국 달러 35달러와 묶었고, 달러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후 달러의 지위가 흔들렸다가, 다시 기축통화가 되기까지의 과정, 근원물가지수가 유발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달러와 베트남 전쟁
신용화폐 시대의 시작
오일머니로 기축통화가 된 달러
근원물가지수 (Core Inflation)의 탄생
근원물가지수와 인플레이션


베트남 전쟁과 달러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면서 통화 팽창정책을 실시하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금 1온스를 가지고 있다면 35달러만 발행하였었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발행했던 것입니다. 이런 미국의 상황을 우방국들이 눈치채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독은 미국 중심의 고정 환율제인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 탈퇴하였습니다. 스위스, 스페인, 프랑스는 달러를 가져와서 금으로 바꿔가기 시작했고, 영국의 경우도 대규모의 금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신용화폐 시대의 시작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71년 8월 13일 금요일에 자신의 경제참모 16명과 함께 대통령 별장이 있는 군부대 지하 벙커로 들어갔습니다. 긴밀한 회의 끝에 미국의 국가부도를 방지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했습니다. 8월15일 일요일, 닉슨 대통령은 이 시간 이후 달러를 받고 금을 내주는 금 교환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달러와 금과의 고리가 끊어진 이래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바 신용화폐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오일머니로 기축통화가 된 달러

신용화폐는 누구의 신용에 근거하는 것일까요? 전적으로 미국의 신뢰와 신용에 의존하는 화폐가 된 것입니다. 금태환제를 정지한 이후, 그러니까 닉슨 쇼크 이후 2~3년간 국제외환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달러는 폭락했으며, 금값은 치솟았습니다.

이런 달러였는데, 어떻게 기축통화의 위치에 올라서게 된 것일까요? 1973년 미국의 키신저 국무장관이 사우디의 파이잘 국왕과 비밀 협상을 가졌습니다. ‘미국이 사우디와 현 정권을 보호해 줄테니 OPEC에서는 석유를 달러로만 파십시오.’ 가 주요 골자입니다.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고 이 이후에 석유를 달러로만 거래하게 된 것입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자리에 다시 복귀한 것입니다.


근원물가지수 (Core Inflation)의 탄생

미국에서는 경제를 잘 이끌고 있는 사람, 잘 이끌 것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닉슨도 자신의 재임기간 중 경제를 활성화시키길 원했고,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연준)의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닉슨은 자신의 경제보좌관 아서 번즈(Arthur Burns)을 제10대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아서 번즈가 당시 상황을 살펴보니 닉슨을 재선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연준은 긴축정책을 펴야 할 시점이었습니다. 긴축은 금리를 인상해서 시장에 풀린 돈을 다시 끌어온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긴축을 하면 경기가 냉각됩니다.

닉슨의 재선을 위해 연준의장인 아서 번즈는 경기활성화 정책을 펼칩니다.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게 나왔습니다. 인플레이션 수치를 낮게 보이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연준 의장은 이를 위해 소비자 물가에서 유가를 제외시켰습니다. 당연히 연준 위원들은 심하게 반대 했습니다. 유가가 생활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반대했던 위원들은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추가로 곡물가격도 소비자 물가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이때는 위원들이 반대하지 못했습니다. 연준 의장인 아서 번즈의 주장은 유가나 곡물가와 같은 등락이 심한 상품의 경우, 연준이 장기정책을 수립할 때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일시적인 공급 충격의 영향을 제외하자는 의미로 등락폭이 심한 물품을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근원물가지수(Core Inflation)입니다.


근원물가지수와 인플레이션

그 후 근원물가지수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달러를 무제한 발행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11%까지 치솟았습니다. 제12대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폴 볼커(Paul Adolph Volcker, Jr.)가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려서 물가를 잡습니다.

이후 세계 총생산량(GDP)는 연 3~4%씩 증가하는 반면, 세계의 금융자산은 (통화발행 등 신용창출 금액)은 연 15%이상 증가하게 됩니다. 즉 근로소득이 연 3~4% 증가할 때, 금융소득은 연 15%이상 증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마치며 …

금환본위제인 브레튼 우즈 체제를 통해 금 1온스를 미국 달러 35달러와 묶었고, 달러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면서, 미국은 통화 팽창정책을 썼고, 세계 각국에 나가있던 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올 때, 금을 내줄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지위가 크게 흔들렸는데, 원유 결제 대금을 달러로만 지불하게 하면서 다시 달러는 기축통화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통화팽창정책은 계속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이런 충격들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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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한국경제TV, [미네르바 클래스] ‘달러’의 독주를 막을 도전자가 나타났다 네 번째 화폐 혁명의 시작|홍익희 작가
[2] 국가지표체계, 근원인플레이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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