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커피! 최고의 커피 한잔에 담길 싱글오리진
[ 작성일 : 2021년 9월 20일]
인도네시아 커피는 자바(Java) 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예멘(Yemen)으로, 예멘에서 자바(Java)로 옮겨 심어진 이 커피 나무가 바로 티피카(Typica)라는 커피품종을 탄생시켰습니다. 세계 각지로 퍼진 커피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셔도 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자바섬에서는 로부스타 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만, 수마트라나 술라웨시 섬에서 인도네시아 커피를 대표하는 커피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이런 인도네시아 커피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글의 순서
인도네시아 커피의 시작과 현재
커피 재배 지역
인도네시아 커피의 향기와 맛
수마트라 만델링에 어울리는 로스팅 방법
인도네시아 커피의 수확과 가공
인도네시아 커피 등급
인도네시아 커피의 시작과 현재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앙의 보르네오 섬을 기준으로 서쪽, 남쪽, 동쪽에 큰 섬들이 있습니다. 서쪽에는 수마트라 섬, 남쪽에는 자바 섬, 동쪽에는 술라웨시 섬이 있는데요. 보르네오, 수마트라, 자바, 슐라웨시가 인도네시아의 큰 섬 4개입니다. 이 섬들 주변으로 1만 8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습니다.
커피가 좋아하는 토질 중 하나는 화산토인데,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화산 국가인 만큼, 여전히 화산 활동이 활발합니다. 섬들 대부분이 활화산과 휴화산 지형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네덜란드 강점기(식민통치기) 시기입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상인이 아프리카 지역의 커피 씨앗을 몰래 들여와 암스테르담의 식물원에서 커피 재배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1696년 자바 섬에 커피 나무를 이식한 후, 플랜테이션(plantation, 대농장) 농업으로 네덜란드는 많은 부를 축적하였습니다. 1877년 실론에서 시작된 커피 녹병으로 자바의 커피 농장이 초토화되기 전까지 말입니다. 이후 20세기에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종이 도입되었으며, 술라웨시와 자바 섬의 국영 농장과 민간 농장에서는 지금도 주로 로부스타종 커피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생산량은 2020년 기준으로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에 이어 세계 4위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시장 상황 변동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 및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도,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커피 재배 지역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생산지역을 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세기 들어서는 자바 섬에서 수마트라 섬으로 대규모 커피 생산 지역이 변동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2011년 이후 아체 주의 커피 생산지역 면적이 급격히 확대되었습니다. 북부·서부 수마트라, 서부 자바, 서부 술라웨시 지역이 주요 커피 생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수마트라 섬에 커피의 주요 생산지가 집중되어 있으며, 수마트라에서 인도네시아 커피 생산량의 약 75%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연중 무덥고 습한 열대우림기후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지역에서 아라비카 고급 커피가 생산되는데, 수마트라의 린통이나 아체의 만델링, 술라웨시의 토라자가 대표적 스페셜티 커피 생산지입니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향기와 맛
시중에서 인도네시아 커피를 검색하면, 주로 만델링, 또는 토라자가 나옵니다. 여기서 ‘만델링’ 커피는 수마트라 섬 북부에서 생산되는 아라비카 종 커피를 의미합니다. 만델링(Mandheling)은 커피를 생산하는 소수민족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수마트라 섬의 만델링은 허브나 향신료, 과일을 연상시키는 복합적 향기와 맛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만델링은 바디감이 강하고 텁텁한 흙냄새가 납니다. 수마트라 섬에서 또 중요한 산지 중 하나가 바로 가요 마운틴(Gayo Mountain)입니다. 만델링 보다는 더 산뜻하면서 신맛이 납니다.
술라웨시 섬의 토라자 커피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향미가 특징적입니다. 이는 강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수마트라 섬의 커피와 대조적입니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술라웨시 토라자 사판 빌리지(Sulawesi Toraja Sapan Village)라는 커피를 판매하면서 묘사했던 설명에서 가져와 봤습니다. ‘삼나무 향, 신선한 허브의 풍미와 풍부한 바디감,’ 술라웨시 섬의 커피는 부드러운 풍미, 시럽같은 바디감과 신선한 허브의 아로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웻훌링 가공이라는 인도네시아의 커피 가공방식의 영향인데, 마치 열대 우림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한 허브와 삼나무향이 느껴지는 커피를 만들어 냅니다.
수마트라 만델링에 어울리는 로스팅 방법
수마트라 만델링은 남성적인 향기와 맛을 지닌 명품 커피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만델링은 바디감이 강하고 텁텁한 흙냄새, 초콜렛 향이 특징적입니다. 이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강하게 볶는 것이 어울립니다. 풀시티와 프렌치 로스팅 사이에서 초콜릿 향, 그윽하고 고소한 향을 길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수확과 가공
인도네시아 전체로 봤을 때, 커피를 일년 내내 수확하고 있습니다만, 주요 수확시기는 3월~6월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온 다습한 기후에 맞춰 독특한 커피 가공방법을 개발하였습니다. 웻훌링, 또는 웻훌드 프로세스(Wet-hulling 또는 Wet-hulled Process)라고 하는데요. 웻훌링은 커피 알갱이를 완전히 건조시키기 전에 내과피까지 제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커피가공 방법에서는 내과피를 그대로 두었다가 수출 직전에 벗겨내는 것과 대조됩니다.
인도네시아 커피 등급
인도네시아에서는 생두 300g 당 결점두 수에 따라 커피 등급을 정합니다. 여기서 결점두란 벌레먹은 것, 곰팡이 핀 것, 발효된 것, 조각난 것, 성숙하지 못한 것, 구멍난 것 등등 온전하지 못한 생두를 말합니다. 결점두 수 최대 11개까지를 G1(Grade 1)으로, 12~25개일 때를 G2, 26~44개일 때를 G3로 나누며, G4a, 4b를 포함해서 G6까지 있습니다.
마치며 …
인도네시아 커피는 자바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이 커피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티피카 품종의 모태입니다. 인도네시아커피는 그만큼 세계 커피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자바섬의 커피는 커피 녹병으로 인해 대부분 로부스타종으로 바뀌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급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커피의 대표주자는 수마트라 만델링, 술라웨시 토라자를 들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고온 다습한 기후에 맞게 개발된 웻훌링 프로세스의 영향으로 흙냄새가 난다는 것도 인도네시아 커피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강하고 묵직한 맛에서부터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커피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인도네시아 커피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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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도네시아 커피 산업과 인도네시아 커피 코코아 연구소 (ICCRI)
참고자료
[1] 김이재(2016), 인도네시아 스페셜티 커피산업 특성 연구, “전략지역심층연구 논문집 Ⅰ: 동남아시아, 인도·남아시아.” [KIEP]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전략지역 심층연구 제16권 제12호, pp. 9~67.
[2] [네이버 지식백과] 인도네시아의 지형 (두산백과)
[3] 임승길(2019), 팝핑소리로 말하는 팔색커피향, 좁은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