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추출시간을 결정하는 변수와 커피 추출시간 조정 방법
에스프레소 커피 메뉴를 주문하면, 바리스타는 원두를 분쇄하고, 포터필터에 분쇄한 커피를 담고, 레벨링, 그리고 탬핑까지 해서 원두를 준비합니다. 그 후에 에스프레소 머신의 그룹헤드에 포터필터를 끼우고 커피 추출시간을 모니터링하면서 커피를 추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리스타가 최적의 커피 추출을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준비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정용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홈카페 만들어볼까?’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글의 순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커피 추출 과정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시간의 중요성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시간을 조절하는 변수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에서 추출시간을 미세 조정하는 방법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커피 추출 과정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는 보일러와 압력펌프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공급해줄 수 있으며, 높은 압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커피 추출 할 때, 섭씨 85~93도, 9 Bar 정도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한 후에 바리스타가 하는 일을 유심히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바리스타는 원두를 분쇄하고, 이 글의 맨위 썸네일에서 보셨던 포터필터(Portafilter)에 분쇄한 커피를 담습니다. 포터필터에 담긴 원두를 평평하게 하고, 눌러서 커피층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그러고는 이 포터필터를 에스프레소 머신에 장착한 후, 커피 추출시간을 모니터링 하면서 커피를 추출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에스프레소 머신에 맞게 그날 사용할 커피의 분쇄도를 조절하여, 최적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만들어질 수 있게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시간의 중요성
커피를 추출할 때, 신맛과 단맛이 먼저 추출되고, 쓴맛은 뒤에 추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때도, 커피가 가진 신맛과 단맛이 처음 2~3초 정도에 대부분 추출되며, 그 후에 추출되는 커피는 먼저 나온 진한 커피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카페인은 쓴맛을 내며, 이 카페인도 추출 시간을 길게 할수록 더 많이 추출됩니다.
그래서, 리스트레토(Ristretto)라는 에스프레소 커피 메뉴가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리스트레토 커피는 에스프레소와 똑같은 방식으로 추출하면서 먼저 추출되는 15 ml 만 컵에 담은 것, 또는 15초만 추출한 커피입니다. 에스프레소와 비교했을 때, 리스트레또는 좀더 선명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추출시간을 잘 맞춰줘야 합니다. 적어도 30초를 넘기지는 말아야 합니다. 커피 추출시간을 잘 맞춰줄 수 있는 구체적인 미세조정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시간을 조절하는 변수
원두 상태에 최적화된 압력 조건을 찾기 위해 바리스타는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포터필터에 분쇄된 원두가 없다면, 포터필터에서 압력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포터필터 분쇄된 원두가 있다면 물이 잘 흘러내려가지 못합니다. 펌프에서는 물을 일정한 압력으로 밀어주고 있는데, 분쇄된 원두가 그 물의 흐름을 방해하니까 여기에 압력이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커피층을 통과할 정도로 압력이 커지면 결국은 물이 커피층을 통과하게 됩니다.
지금 에스프레소 머신이 내 눈앞에 있다고 가정하고, 커피추출시간을 30초 이내로 맞추기 위해 해야 하는 작업들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추출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커피층에 걸리는 압력입니다. 따라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요소들을 알아낸다면 그것들을 적당히 조합해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농도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요소들이 결국 우리가 원하는 커피를 만드는데 영향을 주고, 각 요소의 조합마다 하나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수학용어를 잠시 빌려오면, 이 요소는 변수인 것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자체의 성능을 일단 제외한다면,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에서 압력을 결정하는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원두의 분쇄도, 원두의 양, 커피층의 굳기, 그리고 커피층의 분포, 이렇게 4가지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분쇄도는 커피입자의 크기, 원두의 양은 포터필터에 들어있는 커피층의 두께, 커피층의 굳기는 탬퍼로 다져놓은 정도를 의미합니다. 커피층의 분포는 원두층의 밀도가 균일한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포터필터에 담긴 원두의 분포가 고르지 못하면, 원두층이 균일하지 않게 되고, 이 원두층에서 약한 쪽으로 먼저 물이 흐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채널링(Channeling) 현상이라고 하는데, 채널링 현상이 있으면 결국 추출시간이 짧아지게 됩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에서 추출시간을 미세 조정하는 방법
위에서 말씀드린 4가지 변수 중 커피층의 분포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한 잔 또는 두 잔에 맞는 커피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변수는 2개가 남습니다. 남아있는 두 개의 변수는 원두의 분쇄도와 커피층의 굳기입니다. 여기서 커피층의 굳기는 탬핑하는 강도에 따라 변합니다. 어느 정도의 힘으로 누르느냐가 커피층의 굳기를 결정합니다. 만약 이 탬핑 강도도 일정한 힘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제 변수는 분쇄도 1개만 남습니다.
4개의 변수에서 결국 조절 가능한 변수로 분쇄도라는 1개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다른 말로는 나머지 3개의 변수인 원두의 양, 커피층의 굳기, 그리고 커피층의 분포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정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추출시간을 원두의 분쇄도로 맞출수 있는 것입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 원하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동안 추출되어, 시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위에서 말씀드린 분쇄도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 물이 빠지기 힘들게 해줘야 하므로, 분쇄도를 더 가늘게 하면 됩니다. 원하는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분쇄도의 굵기를 더 미세하게 조절해가며 최적의 분쇄도를 찾아야 합니다.
마치며 …
이 포스팅에서는 바리스타가 최적의 커피 추출을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커피 추출시간을 결정하는 변수와 추출시간 조정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자체의 성능을 일단 제외한다면,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에서 압력을 결정하는 변수는 원두의 분쇄도, 원두의 양, 커피층의 굳기, 그리고 커피층의 분포, 이렇게 4가지입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추출에서 압력을 결정하는 변수 중에서 원두의 양, 커피층의 굳기, 그리고 커피층의 분포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바리스타가 조절할 수 있는 변수로 결국 분쇄도만 남게 됩니다. 추출시간을 늘려야 한다면, 더 가늘게 분쇄하는 것이 방향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분쇄도의 굵기를 더 미세하게 조절해가며 최적의 분쇄도를 찾아야 합니다.
‘근사한 가정용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홈카페 만들어볼까?‘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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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위키백과] 바 (압력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