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로 보는 화폐의 역사

형태로 보는 화폐의 역사와 신용

지갑 없이 길을 나서도 휴대폰만 있으면 뭐든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동전이나 지폐 없이 결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등장해서 세상은 또 큰 변화의 순간에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폐의 역사와 신용에 대해 알아보며 이런 큰 변화의 시기를 준비해 보고자 합니다.

 

 


글의 순서

화폐의 기능 3가지
형태로 보는 화폐의 역사
금속화폐 vs. 지폐


화폐의 기능 3가지

어떤 물건이든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3가지가 필요합니다.

(1) 가치계산의 단위(unit of account) 기능 :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화폐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2) 가치 저장(store of value) 기능 : 일단 화폐로 가치를 저장했다가 나중에 그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3) 교환 매개(medium of exchange)기능 : 화폐를 주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형태로 보는 화폐의 역사

각 시대별로 화폐로서의 기능을 가졌던 화페의 형태가 다릅니다. ‘신용’을 염두에 두고 화폐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1) 조개껍데기 (구석기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구석기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는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쓰였습니다. 인도, 미얀마, 방글라데시, 태국과 태평양 연안에 이르는 지역까지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쓰였습니다. 심지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일부지역에서는 1600년대까지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쓰였다고 합니다.

(2) 은 (기원전 1800년~1701년까지)

인류 최초의 성문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에는 계약과 손해배상에 관한 내용이 쓰여져 있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이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에서 만든 법전이라는 것, 여기에 ‘셰켈’이라는 은의 계량 단위가 사용되었다는 것으로 볼 때, 은이 바빌로니아 왕국의 법정화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금속화폐 납시오 (기원전 600년)

기원전 600년경 소아시아 지방에서 번영한 리디아왕국에서는 동그란 모양의 금속화폐를 사용했습니다. 리디아 왕은 금속화폐의 크기와 중량, 성분에 대한 규격을 정하고, 앞뒷면에 사자 머리 문양을 새겨 넣었습니다.

(4) 페르시아의 금속화폐, 최초의 기축통화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는 리디아 왕국 점령 후에 리디아 화폐를 참고해서 금속화폐를 제조했는데, 화폐의 문양에 자기의 얼굴을 새겼습니다. 돈에 얼굴을 새기는 것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볼 수 있습니다. 이 페르시아 금속화폐는 그리스, 로마, 아프리카, 중앙아시아까지 퍼져나갔고, 무역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결제나 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기축통화라고 부르니까 페르시아의 금속화폐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5) 종이돈, 지폐의 탄생(1005~1023년)

송나라 1005년경, 기존에 사용하던 금속화폐인 철전이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가변운 지폐를 생각해냈습니다. 사천 지역에서 탄생한 이 지폐를 ‘교자’라고 불렀습니다. 종이 영수증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 소식이 송나라 조정에 들어갔고, 송나라는 이 지폐를 기반으로 법정화폐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관교자’라고 부릅니다.

(6) 금속화폐 (대항해시대)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로 스페인, 포르투갈이 신대륙으로부터 많은 금과 은을 확보하면서 화폐의 역사는 다시 금속화폐 시대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7) 스페인의 지폐(1661년)

구리 재질의 금속화폐인 동전을 사용하던 스페인도 크고 무거운 동전을 대체하기 위해 지폐를 만들었습니다. 1661년의 일입니다.

(8) 신용카드 회사, 다이너스 클럽의 탄생(1950년)

1949년, 미국의 프랭크 맥나마라는 식당에서 식사비를 내려는데, 현금이 부족했습니다. 누군가 돈을 대신 미리 내주고, 나중에 내가 그 누군가에게 돈을 갚으면 편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950년 프랭크 맥나마라는 친구와 함께 이 ‘누군가’를 대신할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신용카드 회사 ‘다이너스 클럽입니다. 최초 200명의 회원으로 시작했는데, 1년후에는 4만명으로 회원 수가 늘었습니다. 신용카드는 지금 이순간의 주요 결제수단입니다.

(9) 디지털 화폐(1990년~)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발달로 1990년대부터는 전자결제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의 금융회사 먼덱스는 1995년 인터넷으로 카드의 잔금을 조회하고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전자식 신용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화폐 시대가 탄생한 것입니다.


금속화폐 vs. 지폐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전쟁과 평화가 순차적으로 공존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맞춰 화폐도 그 형태를 달리했는데요. 그레이버는 화폐의 역사도 전쟁의 시대에는 금속화폐가, 평화로운 시대엔 신용화폐가 쓰였다고 했습니다.

국가가 자원을 더 확보하고 땅을 넓히기 위해 전쟁을 벌일 때, 용병을 내세워 전쟁을 치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용병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집단이었으므로, 곧바로 대가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국가는 금속화폐로 대가를 지불했고, 이시기에는 자연스럽게 금속화폐의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시기가 금과 은의 전성시대가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금과 은은 거래를 단순하게 하는데 아주 좋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폐의 역사와 신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조개껍데기부터 금속화폐를 거쳐 지폐가 나오기까지, 그리고 디지털 혁명을 거치면서 디지털 화폐가 세상에 나온 과정을 정리하였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또 화폐의 형태가 바뀔 시기에 와 있습니다. 이 포스팅이 화폐의 역사가 또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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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편집부. (2021). 맛보기 ① 꿈틀꿈틀 모습을 바꿔온 화폐의 역사. 유레카,(452), pp.16-19.
[2] 김기봉. (2021). 화폐에 대한 역사철학적 성찰과 비트코인 화폐혁명. 철학과 현실, 통권 제130호, pp.7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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