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품종 심화학습 (3) : 티피카(Typica)
커피의 품종과 생산지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커피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 일환으로 커피품종 심화학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티피카(Typica)와 버본(Bourbon)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번 포스팅은 커피품종 심화학습의 세 번째 로 티피카 품종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그 기원은 에티오피아 토착종에 있으면서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유전적 특징을 확립한 후, 전 세계로 퍼져나간 티피카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글의 순서
커피의 기원
커피의 확산
커피품종 심화학습(3) : 티피카(Typica)
세계 각지의 티피카
커피의 기원
역사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은 커피나무를 에티오피아 산림지역에서 가져온 후, 그들이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곳에 심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커피의 맛을 알았고, 좀 더 쉽게 커피를 먹기 위해서는 커피나무가 가까이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에티오피아 산림지역에서 자생하던 커피는 오랜 시간동안 자연교배로 진화하였으며, 수천종에 이르는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숲에서부터 가져와서 심은 것은 몇몇의 커피나무였으며, 그만큼 유전적 다양성 측면에서 다양성이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살던 곳은 에티오피아 국토의 중심부를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가로지르는 동아프리카 대협곡 근처였습니다.
커피의 확산
대협곡의 오른쪽, 즉 에티오피아의 동쪽 지역에서 사람들은 에티오피아의 토착종 아라비카 커피를 홍해 건너 예멘(Yemen)까지 가져왔습니다. 이 유래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사학자들은 예멘의 커피 재배는 에티오피아에서 들어온 커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때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으로 이동한 주요 커피품종이 바로 나중에 티피카와 부르봉(Bourbon, 버본) 계열로 불리는 커피입니다.
이후에 예멘에서 네덜란드인들이 몇 개의 커피나무를 가져와 인도네시아 자바(Java)섬에 심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자바에서 커피나무를 가져다가 프랑스 왕실에 선물했습니다. 프랑스 왕실에서는 이 커피나무를 온실에서 키우고 관리했으며, 이 커피나무를 Noble Tree라고 불렀습니다. 고귀한 나무로 애지중지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 나무가 현재 전 세계에서 재배하고 있는 많은 커피나무들의 유전적 부모입니다.
사람들은 이 Noble Tree에서 가지 또는 씨앗을 가져와 세계 각지에 심었습니다. 세계 각지 중 특히 기억해야 할 곳이 인도양 마다가스카 섬 옆에 있는 섬인 부르봉(Bourbon) 섬입니다. 영어식 발음으로는 버본이며, 현재 이 섬은 레위니옹(Réunion)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버본 섬에 있던 커피 나무는 남아메리카로 퍼졌으며, 다시 동아프리카로도 들어왔습니다.
여기까지 커피가 전 세계로 퍼진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커피 품종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커피가 세계로 퍼지는 동안 그 유전적 다양성이 심히 축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천종의 커피나무가 있었습니다만, 선사시대 사람들은 몇몇의 커피나무를 채집해 왔습니다.이 중에서 몇몇의 커피나무가 예멘으로 갔고, 여기서 또다시 몇 개의 나무가 자바섬으로, 여기서 또 몇 개의 커피나무가 프랑스로 이동했습니다. 프랑스로부터 버본섬으로, 버본섬에서 다시 전세계로 퍼지는 동안에도 몇몇의 나무만 이동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에티오피아 산림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커피나무와 비교했을 때, 현재 에티오피아 외부에 있는 다른 나라의 커피나무는 유전적 다양성이 심히 축소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커피품종 심화학습(3) : 티피카(Typica)
앞서 커피가 어떤 경로로 퍼졌는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예멘(Yemen)으로, 예멘에서 자바(Java)로 옮겨 심어졌습니다. 이 자바에서 비로소 전 세계로 커피가 퍼지게 되었는데, 이렇게 퍼진 커피를 우리는 티피카(Typica)라고 부릅니다. 티피카는 에티오피아 토착종에서 시작되었지만, 자바에서 유전적 특징을 새롭게 확립한 커피 품종입니다. 티피카라는 이름은 라틴어에서 왔는데,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영어로는 ‘typical’ 에 해당합니다. ‘전형적인, 일반적인, 보통의’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전형적인 커피, 일반적인 커피, 보통의 커피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우리는 티피카를 이른바 식물형태학(Morphology)적인 방법으로 다른 품종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티피카 품종의 잎 색깔과 모양이 다른 품종과 다른데, 새로이 나오는 잎은 구릿빛이 돌고, 끝이 뾰족하면서 휘어 있습니다.
티피카 품종은 품질이 좋고 맛있습니다. 그렇지만, 병충해에는 취약해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토착종이 그렇듯 말입니다.
세계 각지의 티피카
자바에서 전 세계로 퍼진 티피카는 각 지역에 맞게 토착화되었습니다. 브라질의 마고히페(Maragojipe)라는 지역에서는 이 티피카 품종이 크기가 훨씬 커진 형태의 새로운 품종으로 진화되었습니다. 큰 잎, 굵은 줄기, 큰 열매와 큰 생두가 특징입니다. 티피카의 돌연변이 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마고히페라고 부르는 이 품종은 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티피카 품종의 향기와 맛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크기 때문입니다.
세계 여러나라로 퍼진 티피카는 현지에서 그들만의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아라비고로 불린다거나, 크리요요로 불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라비고는 아라비카 종에서 나온 것이며, 크리요요는 오랜, 원래의 커피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품종 이름으로 각 지역의 동네 이름을 딴 것들도 많습니다. 멕시코의 부미 히달고(Pluma Hidalgo), 과테말라의 산 라몬(San Ramon). 인도네시아의 산 버나르도 버건달(San Bernardo Burgundal) 또는 가룬다(Garundang). 여기서 버건달과 가룬다는 같은 품종인데 두 개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버건달은 산과 계곡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bergdahl’에서 온 것으로 산과 계곡을 뜻합니다. 인도의 켄트(Kents), 치커말거(Chickumalgur)도 같은 품종이며, 그 유명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과 하와이의 코나(Kona)도 모두 티피카 품종이 토착화된 것입니다.
마치며 …
커피의 품종과 생산지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커피 선택의 폭은 넓어집니다. 더 향기롭고 맛있는 커피를 선택하기 위해 커피품종 심화학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토착종을 그 뿌리로 두고 있으며,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대표적인 품종이 티피카(Typica)와 버본(Bourbon)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커피품종 심화학습의 세 번째로 티피카 품종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그 기원은 에티오피아 토착종에 있으면서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유전적 특징을 확립하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 품종입니다. 티피카 품종은 품질이 좋고 맛있습니다. 그렇지만, 병충해에는 취약해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토착종이 그렇듯 말입니다.
세계 여러나라로 퍼져나간 티피카는 각 지역에서 토착화되었고, 현지에서 그들만의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토착화된 티피카 품종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같은 티피카 품종의 이름이 더 익숙해지셨기를 기대합니다.
* 멕시코의 부미 히달고(Pluma Hidalgo),
* 과테말라의 산 라몬(San Ramon)
* 인도네시아의 산 버나르도 버건달(San Bernardo Burgundal) 또는 가룬다(Garundang)
* 인도의 켄트(Kents) 또는 치커말거(Chickumalgur)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
* 하와이의 코나(Kona).
커피품종 심화학습은 다음 포스팅에서도 계속됩니다.
연관포스팅 : 에티오피아 토착종으로부터 시작하는 커피품종 심화학습(1)
참고자료
참고 동영상 : Varieties of 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