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피 (1) 국제커피기구, 커피위기, 그리고 지속가능한 커피 에 대해

지속가능한 커피 (1) 국제커피기구, 커피위기, 그리고 지속가능한 커피 개념

[ 최근수정일 : 2021.07.18 ]

썸네일에 커피 포장에서 한번쯤은 보셨을 로고들을 모아봤습니다. 공정무역 커피, 유기농 커피, 열대우림연합 커피, 그리고 조류친화적 커피를 표시하는 저런 마크들을 커피애호가 여러분들도 자주 보셨을 텐데요. 커피 한잔을 마실 때, 맛도 맛이지만 지구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포스팅에서는 지속가능한 커피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글의 순서

지속가능한 커피 개념
라틴아메리카의 커피
라틴아메리카의 커피가 세계 커피 시장에서 차지했던 비중
국제 커피 기구(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커피 위기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
지속가능한 커피란 ?


지속가능한 커피 개념

공정무역 커피, 유기농 커피, 열대우림연합, 그리고 조류친화적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커피 인증 마크들이 있습니다. 커피 포장에 저런 마크 하나쯤 있으면 뭔가 특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개념입니다. 여기서, ‘지속’이란 어떤 상태가 오래 계속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커피’란 현재 즐기고 있는 커피를 끊김이나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개념입니다.

지속가능한 커피는 커피 생산지역의 사회적, 생태적 지속성에 대한 고민으로 생겨난 개념입니다. 지속가능한 커피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커피와 세계 커피가격의 관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커피

커피는 18세기 초 라틴아메리카에 도착한 이래, 이 지역을 세계경제와 연결하며 많은 부를 만들어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커피 이전에도 금, 사탕수수, 천연염료와 같은 세계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물품이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커피를 포함한 이러한 물품이 라틴아메리카라는 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외부에서 소비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외부의 소비에 철저히 종속되었다는 것입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커피 생산에 큰 영향을 줬던 세계사적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유럽에서 일어났던 산업혁명, 미국의 서부개척과 도시화, 세계 대공황, 그리고 세계 대전과 같은 큰 사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라틴아메리카의 커피 생산량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해서 이 지역 경제의 부흥과 위기를 가져다 줬습니다. 이 세계사적 사건들 때문에 세계의 커피 가격이 오르내렸기 때문입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커피가 세계 커피 시장에서 차지했던 비중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세계 커피생산의 절반을 브라질에서 담당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커피가 브라질에서 생산되었기 때문에, 브라질 커피 농사의 풍작, 또는 흉작은 세계 커피 가격을 오르내리게 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이 냉해나 가뭄으로 줄어들면, 세계의 커피 가격은 급등하였습니다. 이러한 높은 가격에 자극을 받아 세계 각지에서 커피 생산량이 증가하면, 커피가 과잉 공급되어 여지없이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국제 커피 기구(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커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커피와 커피로 인한 산업생태계가 국제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계 커피가격을 조절하기 위해 국제적인 조직을 설립하게 됩니다. 유엔의 후원으로 런던에서 설립된 국제커피기구(ICO,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가 바로 그것입니다.

ICO는 1962년 맺어진 국제커피협약(ICA: International Coffee Agreement)을 기초로 1963년에 설립되었습니다. ICO는 경제의 상당부분을 커피 산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커피 가격이 낮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했던 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ICO는 협력을 위한 중요한 도구인 국제커피협약(ICA)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커피 위기

ICO가 설립된 이래로 ICO에 의해 가격 보장 정책을 시행하였고, 커피 가격이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1989년 7월에 수출량 통제 시스템을 통한 가격 조정 조항을 폐지하고, 베트남이 주요 커피 생산국으로 떠오르면서 커피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커피 가격의 하락은 1989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20세기 말 커피위기’라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

1989년부터 시작된 커피 위기의 특징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는 것입니다. 2003년에는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커피가격을 형성했습니다. 1987년의 커피 가격은 1파운드 당 1.7달러였는데, 2003년에는 0.45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물론 1994년과 1997년에 가격 급등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1파운드를 우리에게 익숙한 무게 단위인 g으로 환산하면 454g입니다.

커피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커피 생산국은 사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커피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커피 생산지역의 빈곤이 심화되었고, 가정 해체, 나아가서는 공동체 해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작은 규모의 농장을 가진 사람은 커피 재배를 포기했으며, 대농들은 농장의 규모를 크게 확대시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커피보다 더 경제적으로 유리한 작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안타까운 것은 커피보다 환경을 더 파괴하는 작물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커피(Sustainable Coffee)’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커피 생산자들에게 비교적 환경 친화적인 커피 농사를 지으면서, 각 농가에 돌아가는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커피란 ?

커피 생산지역의 사회적, 생태적 지속성에 대한 고민들은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먼저, 사회적 지속성에 대응되는 개념이 ‘공정거래(Fairtrade) 커피‘입니다. 이는 생산과 소비의 중간 단계를 줄여, 생산자들이 커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생태 커피‘ 개념입니다. 이는 그늘막 재배와 유기농 커피 생산이라는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생태 커피라는 개념에서 탄생한 것이 또 있는데요. 열대우림연합(Rain Forest Alliance) 커피나 조류친화적 (Bird Friendly)커피입니다. 공정거래라는 경제적 기준과 생태적 기준을 아우르는 UTZ 인증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UTZ는 열대우림연합으로 합병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Sustainable Coffee)는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공정거래 커피, 생태 커피라는 개념에서 탄생한 그늘막 재배 커피, 유기농 커피, 열대우림 커피, 조류친화적 커피를 모두 아우른 개념이 바로 지속가능한 커피인 것입니다.


마치며 …

이 포스팅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유기농 커피, 열대우림연합 커피, 그리고 조류친화적 커피와 같은 ‘지속가능한 커피’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란 현재의 커피를 큰 변화 없이 유지한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현재의 상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경을 잘 보존하면서 농사를 지어야하며, 그 대가가 농부에게 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라틴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브라질 커피 농사의 풍작, 또는 흉작은 세계 커피 가격을 오르내리게 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커피 가격의 급등락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제커피기구(ICO)가 설립되었고, 한동안 가격이 잘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ICO가 가격보장 정책을 폐지하고, 베트남이 주요 커피 생산지로 떠오르면서 커피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1989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된 이 커피가격 하락을 ‘20세기말 커피위기’라고 부릅니다.

커피위기는 농가들을 경제적으로 힘들게 했고, 커피 생산지의 한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커피 생산자들에게 비교적 환경 친화적인 커피 농사를 지으면서, 각 농가에 돌아가는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커피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포장에 표시되어 있는 공정무역 커피, 유기농 커피, 열대우림연합 커피, 그리고 조류친화적 커피를 표시하는 로고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커피를 떠올리는 시간이 되셨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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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임수진.(2011), “지속가능한 커피의 역할과 한계 : 20세기 말 커피위기 시대 중미지역을 사례로,” 이베로아메리카 제13권 2호, pp.189~228.
[2] 남궁곤, 한승헌. (2009). “국제기구의 창설 및 붕괴과정에 관한 연구,” 21세기정치학회보, 19(1), pp.301-327.
[3] 지호철, 이승철. (2017),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커피 인증 프로그램의 도입과 한계: 비나카페를 사례로,” 한국경제지리학회지, 제20권 제4호, pp.503-521.
[4] 공정무역 https://www.fairtrade.net/
[5] 조류친화적 커피 http://www.birdfriendly.earth/bird-friendly-coffee/
[6] 열대우림연합 https://www.rainforest-allian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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