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 커피(3) 기네스 드래프트를 닮은 질소 커피의 캐스케이딩 현상

질소 커피(3) 기네스 드래프트를 닮은 질소 커피의 캐스케이딩 현상

[ 작성일 : 2021.11. 7 ]

기네스 드래프트를 연상시키는 잘고 풍부한 거품. 질소 커피는 기네스 흑맥주를 무척 닮았습니다. 색깔뿐만 아니라 기포와 거품의 모양도 기네스 드래프트와 흡사한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질소 커피나 기네스 드래프트가 만들어내는 폭포 현상에 대해서 탐구해 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질소 커피의 시각적 매력
나이트로 콜드브루는 기네스 드래프트에서 영감 받은 것

기네스 드래프트의 캐스케이딩 현상 해설
기네스 드래프트를 닮은 질소 커피의 캐스케이딩 현상


질소 커피의 시각적 매력

커피에 질소를 주입한 질소 커피는 어떤 점이 매력적일까요? 질소 커피를 투명한 유리잔에 따르면 부드러운 거품 층이 유리잔의 맨 윗부분에 채워집니다. 만약 그 커피 잔의 모양이 윗부분이 넓고, 아래 부분이 좁다면 거품층이 유리잔의 맨 윗부분에 채워진 후 잔의 표면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질소 커피 한 잔을 옆에서 보겠습니다. 유리잔 맨 윗부분의 거품 층은 질소 기포가 쌓인 것입니다. 부드러워 보이는 만큼 입술에 닿을 때의 느낌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물결치듯 아름답게 뭔가가 폭포처럼 흘러내립니다. 스타벅스는 이 모습을 캐스케이딩(cascading)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폭포를 연상시키는 이 모습은 작은 질소 기포가 잔의 표면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유리잔의 형태가 중요한데, 윗부분은 넓고 아랫부분은 좁아야 합니다.

질소 커피에서 보이는 기포는 콜라에서 봤던 그 기포와는 크기가 다릅니다. 질소 커피 기포의 알갱이가 콜라보다 훨씬 작습니다. 콜라에서 보이는 기포는 이산화탄소 기포이며, 질소 기포보다 큽니다.




나이트로 콜드브루는 기네스 드래프트에서 영감 받은 것

질소 커피가 보여주는 유리잔 맨 윗부분의 부드러운 거품층과 캐스케이딩 현상은 기네스 드래프트에서 볼 수 있는 현상과 똑같습니다. 사실 질소 커피는 기네스 드래프트 흑맥주의 영향을 받은 커피 메뉴입니다.

물결치듯 아름답게 뭔가가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현상을 맨 처음 구현한 브랜드가 ‘기네스 드래프트’입니다. 기네스 드래프트에 질소가 들어있어서 생긴 캐스케이딩 현상을 커피에도 도입한 것입니다.


기네스 드래프트의 캐스케이딩 현상 해설

캐스케이딩 현상이 아름답고 신기한 만큼 이 현상의 바탕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세계 여러 연구실에서 연구한 바가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화학과의 Zarelab Group에서 분석한 내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잔에 기네스 드래프트를 따르고 일어나는 현상을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1) 기네스 드래프 1캔을 따서 기네스 흑맥주 전용 유리잔에 따른다. 미세한 기포들이 바닥에서부터 활발하게 일어난다. 기네스 드래프트를 따르면서 잔이 차오르는데, 유리잔 벽면에 닿는 기포와 맥주 액체는 항력(drag)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반면 벽면이 아닌 유리잔 내부에서는 항력을 받지 않고 그대로 위로 올라온다.

여기서, 유리잔 표면의 항력은 우리가 손가락 끝으로 유리잔 표면을 만질 때 잘 안 미끄러지게 만드는 힘입니다. 항력을 받지 않는 내부의 기포와 액체는 빠르게 올라오고, 표면에 닿아있는 기포는 항력 때문에 그만큼 더 늦게 올라오게 됩니다.

(2) 잔 아래에서부터 발생한 기포들은 위로 올라온다. 잔 윗부분에 기포들이 차면서 거품을 만든다. 뒤 따라 오는 기포들의 일부는 거품층을 만나면서 거품층을 두껍게 만들며, 다른 일부는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이동한다.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기포는 이내 유리잔의 표면과 만난다.

(3) 바깥쪽으로 이동하던 기포가 유리잔의 표면에 닿으면 더 이상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유리잔의 표면을 따라 아래로 이동한다. 이 기포들은 층을 이루면서 아래로 이동하는데, 이 모습이 해변에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4) 이렇게 잔 표면을 따라 움직이는 기포가 층을 이루면서 계속 내려오다가 유리잔의 바닥을 만나면 다시 튕겨서 위로 올라간다. 잔의 중앙에서는 기포가 올라가고, 잔의 표면에서는 기포가 내려가는 순환(circulation)을 만들어낸다.

(5) 기포가 순환하던 중, 더 이상 기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유리잔 내부의 흐름은 안정화된다. 남아있던 기포들은 잔 윗부분의 거품까지 이동하며, 거품 층을 더 뚜렷하게 만든다. 더 이상 흐름을 관찰하기 힘들어진다.


기네스 드래프트를 닮은 질소 커피의 캐스케이딩 현상

기네스 드래프트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메뉴인 만큼 질소 커피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그 현상이 그대로 질소 커피에서도 나타납니다.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잔의 중앙에서 위로 이동하는 기포가 유리잔 내부의 순환을 만들어 낸다는 게 핵심입니다. 잔 표면에는 항력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기포의 이동이 느리며, 항력이 없는 잔 중앙의 기포가 떠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색깔은 흑맥주처럼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에 가깝기 때문에 잔 중앙부에서 움직이는 기포는 보이지 않고, 잔 표면에서의 움직임만 관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잔 표면에서 보이는 부분은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기포입니다. 마치 해변에서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래 방향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물결치듯 아름다운 캐스케이딩 현상’이라고 말입니다.


마치며 …

이번 포스팅에서는 질소 커피나 기네스 드래프트가 만들어내는 폭포 현상에 대해서 탐구해 보았습니다. 질소가 들어있는 기네스 드래프트를 잔에 따른 후 일어나는 캐스케이딩 현상은 신기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질소 커피에서도 기네스 드래프트와 똑같은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화학과 Zarelab Group에서 이 현상을 설명한 자료로부터 캐스케이딩 현상을 간략히 요약해보았습니다. 잔의 중앙에서 위로 이동하는 기포가 유리잔 내부의 순환을 만들어 낸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는 잔 표면에는 항력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기포의 이동이 느리며, 항력이 없는 잔 중앙의 기포가 떠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흑맥주 또는 검은 빛깔에 가까운 커피에서는 순환되는 부분 중 잔의 표면에 보이는 모습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기포가 아래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물결치듯 아름다운 캐스케이딩이라고 표현합니다. 시원한 질소 커피 한잔하시면서 눈이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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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Zarelab Group, Do bubbles in Guinness go down?, Stanford University, Department of Chem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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