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타 드리퍼와 칼리타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 실험 결과

멜리타 드리퍼와 칼리타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 실험 결과

[ 발행일 : 2021년 12월 01일 ]

원두를 물에 오래 우릴수록 진하고 묵직한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원두를 곱게 갈수록, 물이 뜨거울수록 더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커피 초보를 위한 커피추출 도구로 멜리타 드리퍼를 추천한 적이 있었는데요. 멜리타 드리퍼는 물 빠지는 구멍이 1개라 침지식 추출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멜리타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칼리타 드리퍼와 비교한 실험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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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순서

핸드드립용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준비물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방법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결과


핸드드립용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핸드드립용 드리퍼에서 물 빠지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드리퍼의 종류와 종이필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 다음으로는 원두의 양과 분쇄도, 물 붓는 속도, 그리고 물의 온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인 드리퍼 종류에 따른 물 빠지는 속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비교하기 위하여 원두의 양과 분쇄도, 물 붓는 속도, 물의 온도가 변수가 되지 않도록 통제하였습니다.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준비물

(1) 드리퍼와 종이필터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 칼리타 드리퍼,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 이렇게 3종류의 핸드드립용 드리퍼를 준비했습니다. 모두 1~2인용 드리퍼이며, 각 드리퍼에 맞는 전용 종이필터를 사용했습니다.

물 빠지는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구멍의 개수는 멜리타가 1개, 칼리타가 3개입니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는 리브의 형태가 뚜렷하고 높이가 높습니다. 칼리타 드리퍼의 리브 높이는 멜리타 보다는 낮습니다. 끝이 잘린 원뿔 형태를 가진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리브가 없습니다. 대신 종이 필터가 굴곡진 모양, 즉, 웨이브(wave)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이 웨이브 모양이 리브의 역할을 합니다.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바닥이 평평한 원형이며, 물빠지는 구멍도 큽니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의 경우, 서버에 드리퍼를 올려놓을 때, 컵에 닿는 면 중 손잡이 맞은편 면 일부를 잘라낸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 빠지는 속도를 좀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한 방편으로 보여 집니다. 참고로, 멜리타 기본형 드리퍼에는 이렇게 잘려 나간 부분이 없습니다.

(2) 서버

용량을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 촘촘하게 눈금이 표시된 서버를 이용하였습니다.

(3) 분쇄된 원두

각 드리퍼에 담기는 분쇄된 원두 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캡슐에 들어있던 원두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실험에 사용한 원두는 까라로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 중 ‘블랙라인 푸로 아라비카’입니다. 각 캡슐에는 5.2g의 원두가 들어있으며, 에스프레소용으로 분쇄된 원두입니다. 원두량이 적은 대신 분쇄도가 가는 원두를 선택하여 물빠지는 속도를 어느 정도 보상하고자 하였습니다.

(4) 뜨거운 물

물의 온도 차이에 의한 물빠지는 속도차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섭씨 100도의 끓는 물을 사용하였습니다. 물줄기의 세기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하여 그냥 확 부었기 때문에 드립포트는 이 실험에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기 드립 포트를 사용하여 각 드리퍼 별로 온도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방법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는 단위 시간 당 드리퍼를 통과한 물의 양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드리퍼를 통과한 물의 양을 고정하고 시간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200ml 또는 175ml 용량이 채워지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를 비교하였습니다.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를 비교하기 위하여 세 가지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드리퍼 자체의 물 빠짐 속도 비교, 두 번째는 종이필터를 얹었을 때의 물 빠짐 속도 비교, 마지막으로 원두까지 포함시켰을 때의 물 빠짐 속도 비교 실험입니다.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 비교 실험 결과

드리퍼에 물을 부어 200ml 또는 175ml의 물이 서버에 찰 때 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였으며, 이를 속도로 환산하였습니다. 아래 표에 그 결과를 나타내었습니다.

구 분물의 양(ml)멜리타 아로마 (sec)칼리타 (sec)칼리타 웨이브 (sec)
드리퍼 200482317
드리퍼 + 젖은 필터200742823
드리퍼 + 젖은 필터 + 원두175844839
실험 결과 : 물의 양 200ml 또는 175ml 를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

(1) 물 빠지는 속도 : 드리퍼

드리퍼에 물을 부어 200ml 의 물이 서버에 찰 때 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였습니다. 총 4회 수행했고 각 드리퍼 별로 측정한 시간을 위의 표에 정리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는 평균 48초, 칼리타 드리퍼는 평균 23초,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평균 17초로 측정되었습니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가 칼리타 드리퍼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를 물 빠지는 평균 속도로 환산하면 멜리타 드리퍼가 4.2 ml/sec, 칼리타 드리퍼가 8.7 ml/sec, 그리고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가 12 ml/sec 입니다.

※ ml/sec : 1초 당 빠지는 물의 양

(2) 물 빠지는 속도 : 드리퍼 + 젖은 필터

드리퍼에 종이필터를 올리고 종이필터를 헹군 다음 끓는 물을 부어 200ml 의 물이 서버에 찰 때 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였습니다. 총 2회 수행했고 각 드리퍼 별로 측정한 시간을 위의 표에 정리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는 평균 74초, 칼리타 드리퍼는 평균 28초,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평균 23초로 측정되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종이필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가 특히 오래 걸렸는데요. 이를 물 빠지는 평균 속도로 환산하면 멜리타 드리퍼가 2.7 ml/sec, 칼리타 드리퍼가 7.2 ml/sec, 그리고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가 8.8 ml/sec 입니다.

(3) 물 빠지는 속도 : 드리퍼 + 젖은 필터 + 원두

드리퍼에 종이필터를 올리고, 종이 필터를 헹군 후, 5.2g의 원두까지 넣어 추출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러고는 물을 강하게 부어 175ml 의 물이 서버에 찰 때 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였습니다. 총 1회 수행했고 각 드리퍼 별로 측정한 시간을 위의 표에 정리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는 84초, 칼리타 드리퍼는 48초,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는 39초로 측정되었습니다. 이를 물 빠지는 속도로 환산하면 멜리타 드리퍼가 2.1 ml/sec, 칼리타 드리퍼가 3.6 ml/sec, 그리고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가 4.5 ml/sec 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원두를 추가했을 때, 물 빠지는 속도의 변화 부분입니다. 멜리타 드리퍼는 2.7 ml/sec에서 2.1 ml/sec로 약 23% 감소한 반면, 칼리타 드리퍼는 7.2 ml/sec에서 3.6 ml/sec 로 약 50%나 감소했습니다. 원두의 양이 많아졌을 때, 칼리타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항은 추가 실험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표) 물 빠지는 속도 비교

결론

이번 포스팅에서는 멜리타 드리퍼의 물 빠지는 속도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칼리타 드리퍼와 비교한 실험 결과를 보여드렸습니다. 드리퍼 자체의 물 빠짐 속도, 젖은 필터가 올려졌을 때, 거기에 원두까지 추가했을 때도 추출 구멍이 1개인 멜리타 드리퍼가 느리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커피와 물과의 접촉시간을 길게 가져갈수록 커피 성분을 많이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 빠지는 속도가 느릴수록 추출되는 커피 성분의 종류와 양이 많아집니다. 이 원리로부터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가 진하고 묵직한 느낌의 커피를 추출하는 데 좋은 드리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주목해 볼 사항은 물 빠지는 속도 자체는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가 가장 느리지만, 원두가 추가되었을 때의 속도 변화량은 멜리타 드리퍼가 가장 작았다는 것입니다. 조만간 커피 양과 물 빠짐 속도에 관한 추가 실험을 수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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