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추출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인 함량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커피추출에서 향기와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분쇄된 커피와 물과의 접촉시간, 접촉면적, 물의 온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물과의 접촉시간과 물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커피 애호가들은 다양한 커피추출방식을 개발해 왔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표적인 커피 추출방법 7가지 중에 어떤 커피추출 방법이 카페인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대표적인 여과식 커피추출방법
대표적인 침지식 커피추출방법
커피추출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인 함량
대표적인 여과식 커피추출방법
(1) 에스프레소(Espresso)
고온 고압의 증기를 빠르게 커피 층에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커피 원두에 포함된 오일이 증기에 노출되어 표면으로 떠오릅니다. 갈색의 크림층인 이것을 크레마라고 하는데, 커피 향과 함께 에스프레소의 맛을 한층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모카포트(Moka Pot)
모카포트는 보일러라고도 하는 하부 포트에 담긴 물이 끓어오르면서 증기가 되고, 이 증기가 바스켓필터에 담긴 커피층을 통과하면서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보다는 압력이 약하지만,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원리로 추출되는 커피입니다. 심지어 크레마를 볼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습니다.
(3) 핸드드립
핸드드립은 분쇄한 커피를 드리퍼라고 하는 깔대기에 종이 필터를 넣은 후 뜨거운 물을 서서히 부어 중력에 의해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커피 기름이 종이 필터에 걸러져 에스프레소보다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커피 기름의 부드럽고 풍부한 질감과 맛은 느끼기 힘든게 됩니다.
(4) 워터드립(더치커피, 또는 콜드브루 커피)
분쇄된 커피 층에 한방울 한방울 떨어뜨려 추출하는 방식을 워터드립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인이 차가운 물로 오랫동안 추출하는 커피추출방식을 개발한 것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고,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찬물로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의 향기와 맛이 오랫동안 남아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어 바디감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침지식 커피추출방법
(5) 프렌치 프레스 (French Press)
프렌치프레스는 분쇄된 커피 원두를 비교적 오랫동안 물에 담궈서 우려내는 방법입니다. 커피가 완성되면, 커피잔에 따르기 전에 금속성 필터를 눌러 물속에 떠있는 커피 알갱이들을 아래로 이동시킵니다. 물에 담궈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보니 커피 기름 성분이 그대로 남아 촉감이 풍부한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풍부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6) 사이폰 (Syphon 또는 Siphon)
사이폰은 증기압을 이용해서 추출하기 때문에 진공식 추출이라고 합니다. 아래에는 구 모양의 유리가, 위에는 튜브가 달린 유리 글라스가 있습니다. 위에 있는 용기의 튜브는 아래에 있는 유리 구에 담기게 됩니다. 아래 유리구에 물을 넣고 가열하면, 물이 위로 이동하게 되고, 이때 위에 있는 용기에 분쇄된 원두를 넣고 우려줍니다. 아래 유리구에 가해지던 열을 제거하면 아래의 유리구 내부가 식으면서 압력도 대기압 정도로 낮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중력에 의해 위에 있던 커피가 필터에서 여과되면서 아래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이폰식 커피는 이렇게 만들어지며, 커피 만드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7) 터키식 커피
체즈베(Cezve)라고 하는 작은 주전자에 아주 가늘게 분쇄된 커피와 물을 넣고 끓여서 만드는 커피를 터키식 커피라고 합니다. 커피 원두를 밀가루처럼 곱게 분쇄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미세한 커피 입자를 걸러내는 장치가 없어 컵 안에는 미세한 입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 잔 앞에서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커피추출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인 함량
커피추출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성분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찾아 봤습니다. 특히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 함량이 궁금해서 말이죠? 어떤 커피 커피추출 방법일 때가 카페인을 가장 많이 추출하는지에 대해 논문에서 발췌해서 정리하였습니다. 실험에 사용한 커피는 아라비카종 커피, 그 중에서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Ethiopia Yirgacheffe)에서 수확한 커피입니다. 로스팅 정도는 풀시티였으며, 16.2g을 측정하여 추출에 사용하였습니다.
(1) 커피추출 조건
추출할 때 분쇄된 커피와 물과의 접촉시간, 접촉면적, 물의 온도를 조절하면 커피의 향기와 맛이 달라지듯이 카페인 양도 달라집니다. 논문에서는 최대한 각 커피추출방법 별로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논문에서 각 커피추출 방법 별 커피추출 조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에스프레소(Espresso)는 Laspaziale의 S5 머신을 사용하여 추출하였다.
(2) 모카포트(Moka Pot)의 경우 비알레티(Bialetti) 사에서 만든 기구로 약 1분 30초 동안 추출하였다.
(3) 핸드드립(Hand Drip)의 경우 칼리타 드리퍼를 이용하였으며, 섭씨 95도의 물 100 ml 로 약 2분 30초 동안 추출하였다.
(4) 워터드립(Water Drip)의 경우 섭씨 20도의 물 100 ml로 약 12시간 추출하였다.
(5)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의 경우 하리오(Hario) 사의 CPS-2GP를 이용하였으며, 섭씨 95도의 물 100 ml 로 약 1분 30초 동안 추출하였다.
(6) 사이폰(Syphon 또는 Siphon)의 경우 하리오(Hario) 사의 TCA-3를 이용하였으며, 섭씨 95도의 물 100 ml 로 약 1분 30초 동안 추출하였다.
(7)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의 경우 섭씨 95~98도의 물 100 ml로 약 1분 30초 동안 추출하였다.
(2) 카페인 함량이 가장 많은 커피는?
각 커피추출방법으로 만든 커피 중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 7가지 추출방법으로부터 얻은 커피는 카페인 함량이 0.39~2.65 mg/ml의 범위 내에 있었는데, 그중 에스프레소가 2.65 mg/ml 였다는 것입니다. 그럼 가장 낮은 카페인 함량을 가진 커피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워터드립을 이용한 커피였습니다. 카페인이 찬물보다는 뜨거운 물에 잘 용해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워터드립 방법에서 사용했던 물의 온도는 섭씨 20도였습니다.
단위 부피당 카페인 함량이 많은 커피추출방법부터 가장 적은 커피추출방법까지를 아래 그림에서 비교하였습니다. 커피 한잔에 들어 있는 양으로 환산한 내용은 커피추출방법에 따른 커피 한잔의 카페인, 클로로겐산 함량 비교라는 포스팅에서 추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카페인을 섭취하는 슬기로운 커피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치며 …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커피추출에서 향기와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물과의 접촉시간과 물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커피추출방법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사실 더 좋은 커피 향기와 맛을 위해 지금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표적인 커피 추출방법 7가지 중에 어떤 커피추출 방법이 카페인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커피의 추출방법에 따른 이화학적 특성’이라는 논문에서는 에스프레소 추출방법이 가장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온고압으로 추출하는 방법이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에스프레소의 추출시간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관련되는 연구결과를 더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이 카페인 섭취량을 신경 쓰는 커피 애호가 여러분들의 슬기로운 커피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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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은종방, 조미연, 임지순(2014), “커피의 추출방법에 따른 이화학적 특성,” 한국식품과학회지, Vol. 46, No. 6, pp. 723~728.
고맙습니다.
논문을 풀어 쓴 글인 모양인데도 흔히 논문에서 쓰는 돼도 않은 낱말과 표현 없이 아주 쉽게 풀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구나 쉽게(심지어 커알못이라도) 알아 들을 수 있는 이런 글이, 커피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99.9%) 커피 알갱이가 물에 닿는 시간에 따라 콜드브루 쪽이 더 카페인이 많다는 글들이 많으나, 그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제 경험에 비추어서도 믿기 힘든 게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또다른(?) 논문( https://www.mdpi.com/2304-8158/10/6/1208 )에서도 요인을 제한하면 에스프레소 쪽이 더 카페인이 많다는 것이 있어,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는 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떠돌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페인 함량을 결정짓는 변수는 참 많아서 일반화하기가 힘든데, 링크해 주신 논문에서 좋은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고맙습니다. 링크해 주신 논문의 내용을 새로운 글에서 또 정리해보겠습니다.
제 댓글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커알못’인데다가 말씀하셨듯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고 또 실생활에 비추어 정량화 하기 어려운 점-에스프레소 기계, 모카포트, 드립 때의 커피 양이 각기 다른 것 같은- 때문에 똑 부러지는 결론이 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커피 일정량 안에 든 카페인 양이 아니라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될 때의 (일반적인)카페인 양을 계산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이 글에 밝힌 결과가 그나마 가장 맞는 계산값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제 경험 상으로… ^^;;)
하지만 안타깝게도 흔히 퍼져 있는 글에는 ‘커피 가루가 물에 닿아 있는 시간’이라는 단 한 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콜드브루 쪽이 오히려 카페인이 더 많다는 글이 있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밝혀 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물어 보다가 다른 분들이 알려주신 자료 두 가지만 더 놓고 가겠습니다.
https://www.mdpi.com/2304-8158/10/6/1208
https://www.coffeechemistry.com/caffeine-content-in-espresso-vs-drip-coffee (이 글은 ‘논문답게’-!!!- 말을 되게 어렵게 써 놔서 우리말인데도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