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핸드드립, 케멕스(CHEMEX)
핸드드립으로 만드는 커피는 느립니다. 그렇지만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은 커피 맛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름답고 우아한 커피 추출도구인 케멕스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케멕스의 역사와 케멕스의 시각적인 아름다움, 케멕스로 추출한 커피의 특징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글의 순서
케멕스(CHEMEX)라는 커피추출 도구의 탄생
케멕스의 특징
(1) 케멕스의 겉모습
(2) 커피추출 관점으로 본 케멕스
케멕스용 종이 필터
케멕스(CHEMEX)라는 커피추출 도구의 탄생
케멕스 커피메이커는 1941년에 화학자인 Peter Schlumbohm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케멕스 홈페이지에서는 Schlumbohm 박사를 괴짜 화학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동차부터 칵테일 쉐이커에 이르는 다양한 물건들에 대해 300건이 넘는 특허를 따낸 인물입니다. 그는 모든 물건들을 기능에 더 충실하고, 더 매력적이며, 사용하기 더 즐겁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케멕스를 설계할 때 Schlumbohm 박사가 추구했던 바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고의 커피 한잔을 만들 수 있으면서도 그 과정은 간단해야 하며, 커피추출 도구는 아름다워야 한다.’ 그가 화학자였던 만큼 커피를 추출할 때 필요한 화학적인 원리에 대해 연구하였고, 향기와 맛, 카페인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케멕스용 종이필터입니다. 이 종이필터는 화학 실험실에서 사용할 정도의 품질을 갖춘 재질로 만들어 졌으며, 신맛과 쓴맛을 잘 걸러줄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종이필터인 만큼 커피 기름과 커피 침전물을 걸러주는 기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케멕스의 특징
(1) 케멕스의 겉모습
케멕스는 모래시계 모양의 커피추출 기구입니다. 그림에서도 보셨겠지만 드리퍼와 서버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기구입니다. 케멕스의 재질은 붕규산염(Borosilicate), 즉 붕산과 규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내열 유리입니다.
커피추출 도구는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측면에서 케멕스는 만점에 가깝습니다. 케멕스 드리퍼의 잘록한 부분을 두 조각의 나무로 감싸놓았습니다. 이것은 마치 셔츠의 깃(Collar) 부분을 연상시킵니다. 실제로 칼라(Collar)라고 부릅니다. 깃에 넥타이까지 있으면 더 멋지지 않겠습니까. 마치 넥타이를 맨 것처럼 이 나무 칼라를 생가죽 끈을 묶어 결합시켜 놓았습니다. 이 나무 칼라는 기능적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를 잡고 뜨거운 커피를 커피잔에 따를 수 있어서 화상 입을 염려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케멕스는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시각 디자이너나 예술가로부터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나무로 된 칼라와 가죽 끈은 시각적으로 아름답다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사용한 후 세척을 하기 위해서는 가죽 끈을 풀고, 분리해야 합니다. 또한 나무 칼라가 위치하는 허리부분이 잘록해서 서버를 세척하려면 별도의 세척도구가 필요합니다. 유리가 깨지기 쉽다는 것은 여느 유리 서버와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케멕스의 경우, 맨 윗 부분의 가장자리는 다룰 때 특히 조심해야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혹시 케멕스로 내린 커피가 마음에 들었는데, 나무 칼라가 마음에 걸리는 분이시라면, 손잡이가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2) 커피추출 관점으로 본 케멕스
다른 핸드드립용 드리퍼와 다르게 케멕스에는 리브(Rib)가 없습니다. 여기서 리브는 종이필터와 드리퍼가 닿는 부분에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붙어 있는 0.5~1.5 mm 높이의 길쭉한 돌기입니다. 이 리브는 젖은 종이필터가 드리퍼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여 공기배출을 도와줍니다. 그럼으로써 뜨거운 커피에 의해 높아지고 있는 서버 안의 압력을 낮춰줍니다. 결과적으로 드리퍼에 있는 리브는 물빠짐을 원할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케멕스는 리브가 없기 때문에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다만, 두 개의 나무칼라를 묶어주는 가죽 끈의 매듭이 있는 쪽에 커피를 따르는 물길이 있습니다. 여기로 공기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만 그 양은 물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유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결국 커피를 내릴 때 물이 고여 있어, 케멕스로 내린 커피는 침지식 커피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멜리타 드리퍼처럼 말입니다. 물이 고이는 침지식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물을 부을 때 핸드드립 전용 드립포트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물론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죠.
케멕스용 종이 필터
케멕스용 필터는 평면입니다. 펼쳐져 있을 때 원형 또는 정사각형, 이렇게 두 종류의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두 번 접어서 원뿔형으로 만들어주면 한쪽은 1겹, 다른 쪽은 3겹이 됩니다. 커피를 추출할 때, 하리오 V60 드리퍼용 필터처럼 원뿔의 뾰족한 끝부분으로 추출된 커피가 떨어지게 됩니다. 멜리타, 칼리타, 또는 하리오 드리퍼에 쓰이는 종이필터와 비교했을 때 케멕스 필터는 두꺼운 편입니다. 두꺼운 만큼 커피를 내릴 때나, 내리고 나서 들어낼 때에도 손상될 일은 없을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만큼 종이가 많이 듭니다.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겹쳐지는 3겹이 특히나 아깝게 느껴집니다.
기능적으로 케멕스 커피 필터는 나무랄 데 없습니다. 드립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한 침전물과 커피 기름도 잘 걸러 주며, 쓴맛과 신맛이 덜한 커피로 만들어 줍니다. 물과 커피의 접촉시간이 긴데도 불구하고 쓴맛이 강하지 않다는 것은 케멕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하지만 쓴맛과 신맛이 적은 커피. 그래서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케멕스는 드리퍼 위에서 물이 오래 머물기 때문에 차(Tea)를 우리기에도 좋습니다.
보기에 아름다운 케멕스는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시각 디자이너나 예술가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여기에 사각형의 종이필터를 접어서 얹어 놓으면, 저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마치며 …
‘최고의 커피 한잔을 만들 수 있으면서도 그 과정은 간단해야 하며, 커피추출 도구는 아름다워야 한다.’ 라는 철학으로 케멕스(CHEMEX) 라는 커피 추출도구가 만들어졌습니다. 케멕스는 모래시계 모양을 닮았습니다. 잘록한 허리부분에 나무로 된 칼라(Collar)를 가죽끈으로 묶어 놓은 외형은 마치 넥타이를 연상시킵니다.
서버와 드리퍼 일체형인 케멕스는 화학자인 Peter Schlumbohm 박사가 개발한 전용 종이 필터와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케멕스용 종이필터는 신맛과 쓴맛을 잘 걸러줍니다. 진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케멕스로 아름답고 우하한 커피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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